통일의학적 관점에서 본 모자보건의 현재와 미래

The Present and Future Status of Maternal and Child Health From the Perspective of Unification Medicine

Article information

J Korean Soc Matern Child Health. 2022;26(3):132-139
Publication date (electronic) : 2022 July 31
doi : https://doi.org/10.21896/jksmch.2022.26.3.132
Department of Obstetrics and Gynecology, Korea University Anam Hospital, Korea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Seoul, Korea
김지영,, 최은샘,, 안기훈orcid_icon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산부인과학교실
Corresponding Author: Ki Hoon Ahn Department of Obstetrics and Gynecology, Korea University Anam Hospital, Korea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73 Inchon-ro, Seongbuk-gu, Seoul 02841, Korea Tel: +82-2-920-6777, Fax: +82-2-921-5357 Email: akh1220@hanmail.net
∗These authors contributed equally to this study as co-first authors.
Received 2022 June 17; Revised 2022 July 11; Accepted 2022 July 17.

Trans Abstract

As North Korea's healthcare sector loses functionality under the collapsing socialist system, the gap in medical care between North and South Korea is widening. As a result, we expect that the social safety network will disintegrate in the medical field after unification, and in view of this, our study analyzes the infants and mothers who are likely to be most affected at this time to establish a direction for the promotion of unification in the future. Maternal health in North and South Korea was analyzed by the prevalence of anemia, maternal mortality ratio, prenatal and postpartum visits, and child health was analyzed by chronic malnutrition, vaccination penetration rate, and infant mortality rate to evaluate North Korea's poor nutritional conditions and medical system. The introduction of the legal system related to maternal and child health in North and South Korea includes prenatal and postpartum management and labor. Under this legal system, North Korea includes accessibility to hospitals and children's nutrition management issues, and South Korea includes subfertility treatment and postpartum care centers. As a countermeasure to the low birth rate problem emerging in both countries, the governments are providing work leave and economic support. In order to make effective use of the maternal health indicators from a unified scientific perspective, they should be calculated and codeveloped by both North and South Korea, and a multifaceted approach is needed through the setting of additional indicators such as the perinatal mortality rate.

서 론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통일에 대해 고민해 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것이다. 통일에 대한 기대와 함께 혼란에 대한 우려도 뒤따르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우리는 통일에 앞서 북한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여 그들을 이해하고 분석함으로써 통일로 인해 발생 가능한 문제점들에 대해 대비하고 사회안전망을 구축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Shin, 2013). 분단 이후 60년이라는 오랜 시간 동안 남북한은 단절되었고, 북한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폐쇄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더해 사회주의 체제의 붕괴 및 경제 악화, 연이은 자연재해와 기근으로 인해 북한은 남한과 경제적, 문화적, 사회적 차이가 발생하였다. 특히 북한은 의료 체계가 붕괴되면서 보건 의료 분야의 기능을 상실해 남북한 의료의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는 실정이다(Hwang, 2007).

북한 보건의료 체계는 사회주의 개념을 기반으로 무상치료제, 예방의학제도, 의사담당구역제도(호담당의사제)로 확립되었다. 건강한 노동력의 유지를 강조하며 국영의료제의 무상치료제를 실시하고 있으며, 국가는 모든 보건시설과 장비를 소유하고 의료 인력까지 국가가 관리한다. 따라서 국가 중심의 일원화된 체제로 정책의 수립과 집행이 신속한 장점이 있다. 반면에 체제의 경직성으로 북한주민들의 실상이 반영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Joo, 2020). “사회주의 의학의 기본은 예방이다”라고 [인민보건법]에 규정되어 있으며, 예방의학제도에 따라 북한은 보건위생교육 및 예방보건사업 등 위생방역 사업을 중점적으로 실천한다. 또한 주민들을 구역화하고 구역마다 의사를 배정하여 통합적으로 주민들을 관리한다. 호담당의사가 일차적으로 진료하며, 그 이상의 의료 서비스가 필요한 경우 1–4차에 이르는 의료전달체계를 통해 무상으로 의료 기관을 이용한다. 그러나 현재 북한은 의약품의 부족, 무상치료제의 실패, 낙후된 의료기술과 서비스 등 열악한 의료 환경으로 장마당이라는 비공식적인 민간의료 시장이 암암리에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또한 양약보다는 전통의약품의 사용을 권장하게 되었고(Park & Lee, 2013) 의료인들은 부족한 수입 때문에 부업을 하고 있으며 병원에서는 개인에게 의료비의 일정부분을 받는 등 무상치료제는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Hwang, 2016; Park & Lee, 2013; Shin et al., 2017).

반면, 남한은 사회보험 및 공공부조(의료급여)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공공과 민간 부분이 공존하여 경쟁관계를 이뤄 계층적, 지역적 편향 상태를 보인다. 보건의료의 정책 결정과 집행 과정은 분리되어 있어 각 부서간 의견이 충돌하면 집행 속도가 느려진다. 또한 예방보다는 치료의학 중심으로 발병 후 각자의 선호도에 따라 의료기관이나 치료법을 자유롭게 선택하여 치료받을 수 있어 이에 따라 각 의료체계에서는 경쟁을 통한 의료기술 및 서비스가 점차 발전하고 있다(Hwang, 2016; Joo, 2020; Shin et al., 2017).

역사적으로 통일이라는 국가적, 사회적인 큰 변화는 양국가의 국민들의 건강에 큰 영향을 미쳤다. 예를 들어 구소련의 붕괴 후 감염병이 창궐하였으며, 환경오염 등의 보건학적인 문제로 인해 사망률이 급격히 증가하였다(Shin, 2013). 이에 따라 향후 통일에 대비한 의료 보건 분야의 연구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사회안전망이 흔들리게 되는 경우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은 취약계층인 영유아와 산모일 가능성이 높다(Park & Lee, 2013). 따라서 모자보건 분야가 남북한의 통일 이후 가장 큰 국가 의료보건 이슈일 수 있는 것이다. United Nations (UN)이 가장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인구 개발 정책으로 생식건강을 강조하고 있는 데에서도 이를 뒷받침할 수 있다. 생식건강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모자보건의 현황을 파악하여 인적 자원의 관리 행태에 대해 분석하는 것이 앞으로 다가올 통일에 대비한 인구 개발 연구의 기초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모자보건은 2009년 북한이 World Health Organization (WHO)와 함께 정한 “향후 국가 최우선 보건과제” 중 두 번째로 정책적 우선순위가 높은 사업으로 선정될 만큼 북한에서 중요하게 간주되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Hwang, 2016).

모자보건 지표 중 모성사망률, 영아사망률, 아동 발육 등은 보건의료 전체적인 체제의 보강에 영향을 받으며, 1–3차 의료체계와 수술적 치료를 얼마나 잘 연계할 수 있는지를 반영하고 있어 의료 체계에 따른 남북한 의학 분야의 격차를 분석하는 데에 적합하다(Kim et al., 2015). 특히 영아 시기에는 고위험 요인에 의해 신체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면밀하고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 시기에 발생한 질병에 얼마나 신속하게 대처하여 영아 사망률을 감소시키는가는 한 국가의 보건의료 수준을 평가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Park & Lee, 2013). 따라서 이 종설에서는 남북한 모자보건의 지표를 포함한 다양한 항목 등을 통해 모자보건의 실태를 비교해보고 앞으로 통일에 대비한 추진 방향을 설정하기 위한 방안을 알아보고자 한다.

본 론

1. 남북한 모성건강 실태와 비교

남북한 가임기 여성을 대상으로 영양상태를 평가할 수 있는 빈혈 유병률을 살펴보면, 20–29세, 30–39세, 40–49세의 연령군으로 나누어 볼 때, 북한은 각각 31.8%, 30.2%, 38.7%, 남한은 8.9%, 14.2%, 16.4%로 나타났다. 또한 여성의 영양 상태를 간접적으로 평가하는 지표인 상완위둘레는 22.5 cm를 기준으로 영양 불량률을 추정해보면, 20–29세, 30–39세, 40–49세의 연령군으로 나누었을 때, 영양불량률이 북한은 각각 25.2%, 21.4%, 21.8%, 남한은 9.9%, 3.4%, 1% 미만으로 추정되었다(Yun et al., 2016). 여성의 경우 음식이 부족한 상황에서 다른 가족 구성원들을 위해 섭취를 줄여 상대적으로 더욱 영양 상태가 불량하여 건강이 악화되어 출산력 감소, 유산, 사산, 저체중아 출산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와 함께 북한의 경제난의 악화와 의료전달 체계 실패로 안전한 피임이 불가하고 잘못된 낙태법을 선택함으로써 모성건강이 위협받고 있다(Kim et al., 2015).

UN에 따르면 북한의 모성 사망비는 2017년 기준으로 출생 10만 명당 89명으로 남한의 11명에 비해 약 8배 이상 높다. 2012년 UN 보고서에 따르면 모성 사망의 가장 큰 원인은 산후 출혈(49%)이었으며, 분만에 의한 패혈증과 감염(15%), 임신성 고혈압에 의한 합병증(13%)이었다(Cho et al., 2018). 그리고 분만으로 인한 응급수술로 상급병원 이송이 필요했던 경우가 38.2%, 이중 이송이 어려웠던 경우는 40.5%였다(Kim et al., 2015). 모성의 생식건강 수준을 평가하는 지표인 피임실천율은 2018년 북한은 75%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남한 82.3% (보건복지부)로 차이를 보였고, 북한은 여성이, 남한은 남성이 주로 피임을 하였다(Lee et al., 2021) 또 다른 생식건강 지표인 합계출산율(Total fertility rate)은 2020년 북한 1.91명(북한통계청), 남한 0.84명(한국통계청)으로 남북한 모두 저출산 현상을 보였다.

산전 진찰의 횟수를 비교하면, 남한은 평균 13.3회, 북한은 3회에 그쳤다. 산후관리도 남한은 97%, 북한은 산후관리를 위해 병원을 방문한 사례가 없었다. 보건복지부에서 시행한 ‘2018년 산후조리 실태조사 결과’에 의하면 남한은 ‘산후조리원’이라는 전문시설을 이용한 비율이 75.1%를 차지하였고(Hwang, 2010) 북한은 주로 친정집에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Lee et al., 2021).

2. 남북한 아동건강 실태와 비교

아동의 영양부족은 설사, 폐렴 등 감염병을 유발시키며 이로 인한 합병증에 의해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 또한 발육의 지연, 사회인지적 능력저하와 지능저하를 동반하여 신체적·정신적 결함도 발생시키고 성인기에 당뇨, 심장질환 등과 같은 만성질환에도 영향을 끼치게 된다(Kim, 2007). 따라서 만성적인 영양 결핍은 아동의 건강 수준을 평가할 수 있는 지표로 이용되고 있다. 2021년 Journal of Nutrition and Health 자료에 따르면 북한 영유아는 남한보다 만성영양불량률은 10.6배, 급성영양불량률은 3.6배, 저체중률은 11.6배 높았다(Nam et al., 2021).

북한은 매년 2회 ‘민족면역의 날’을 지정하여(WHO, 2009) 예방접종을 보급하는 등의 강력한 정책과 함께 WHO와 United Nations Children's Fund (UNICEF) 등 국제기구의 지원을 받아 UNICEF 2012년 기준 bacillus Calmette-Guerin 98%, 소아마비 99%, B형간염 93%, 홍역(1차) 99%로 높은 예방 접종률을 보였다. 남한은 2016년 전국 예방접종률 현황에 따르면 생후 36개월까지 권장하는 예방접종률이 95% 이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북한의 영아사망률은 2016년 기준 출생 1천 명당 12명으로 남한의 2.8명보다 매우 높게 나타났다. 5세 미만 유아 사망률은 2017년 기준 출생 1천 명당 북한 19명, 남한 3.7명으로 이 또한 큰 차이를 보였다(Lee et al., 2020a). 사망 원인은 51%가 생후 4주 이내 신생아기에 사망하였고 이 중 저체중으로 인한 사망이 40%를 차지한다(WHO, 2010).

3. 남북한 모자보건 관련 법률 및 제도의 소개와 비교

북한의 모자보건 관련 법률 및 제도는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사회주의헌법’, ‘인민보건법’, ‘어린이보육교양법’, ‘노동법’ 등에 명시되어 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사회주의헌법’에는 산전·산후 휴가의 보장, 다자녀 어머니를 위한 노동시간의 단축, 탁아소와 유치원망의 확장 등으로 모자를 보호하고 있다. ‘인민보건법’에는 국가가 산부인과, 소아과병원을 곳곳에 설치하고 의료봉사를 확대하여 병원의 접근성을 높이고자 하였다. 또한 어린이들에게 비타민과 성장촉진제 같은 영양제를 공급하여야 하고 영양관리와 위생관리를 적극적으로 하여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노동법’에는 육체노동에 종사하는 모성노동자들의 노동 시간을 단축시키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고 다자녀에 대한 지원 및 아이 돌봄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였다. ‘어린이보육교양법’에는 특히 노동시간 안에 젖먹이는 시간을 보장한다고 하였다(Hwang 2016; Lee et al., 2021).

남한에서는 ‘모자보건법’으로 건전한 자녀의 출산과 양육을 위해 산전, 산후 관리 및 분만관리와 응급처치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 영유아의 건강관리를 위한 검진 및 예방접종 사항, 성교육을 위한 모자보건 기구의 설치에 대해 명시하고 있다. 이 법에 따른 보호를 받기 위해서는 임신 또는 분만 사실을 신고해야 할 의무가 발생한다. 이에 따라 고위험 임산부와 신생아 집중치료 시설에 대한 지원, 모유수유시설의 설치, 다태아 임산부, 산전/산후 우울증 검사, 난임 치료 등의 지원, 인공임신중절의 예방, 산후조리 도우미 지원 및 산후조리원의 관리 등에 대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남녀고용평등법’에는 출산휴가 및 육아 휴직,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을 보장하여 일과 가정을 양립시킬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Korean Law Information Center, 2005, 2021).

4. 남북한 저출산 대책의 비교

남한은 전쟁이 끝난 1960년대에는 베이비붐으로 출생률이 증가한 반면, 경제 사정은 열악하여 국가가 나서서 산아제한 정책으로 출산율을 저하시켰다. 그러다가 1983년 합계출산율 2.1명으로 인구대체 수준으로 감소한 이후 1984년 1.76명으로 저출산 사회로 진입하여 2001년 1.3명 이후 초저출산 현상에 이르렀고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Lee, 2007; Park & Lee, 2013). 한국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가임여성 1명당 합계출산율은 0.84명으로 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국가 중 1명 미만인 유일한 국가이며, 출생아 수 또한 30만명이 채 안 되는 27만 2300여명으로 집계되었다. 결국 2021년도에는 그 이전 해보다 총인구가 감소하는 결과를 낳았다.

남한의 저출산 원인은 크게 3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첫째, 사회·인구학적 요인으로 여성의 사회활동 증가, 보육시설의 부족, 핵가족화 등이 있다. 여성들의 사회 진출 증가와 가족 형태의 변화에 대해 국가가 신속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예측하지 못함으로써 적절한 인구정책을 내놓지 못한 결과이다. 둘째, 사회·문화적 요인으로 결혼을 꼭 해야 한다는 생각이 감소하면서 혼인율의 저하, 초혼 연령의 증가, 이혼율의 증가가 있다. 공동체보다는 개인의 행복을 더 중요시하면서 가족에 대한 가치관이 변화하고 있다. 셋째, 경제적인 요인으로 자녀 양육비뿐만 아니라, 출산과 양육의 기회비용 증가, 사교육비의 증가에 있다(Kim, 2008).

저출산 현상은 현재 북한도 다르지 않다. UN의 자료에 따르면 북한의 합계출산율은 1960년대에는 6-7명으로 매우 높았다. 이는 농업사회 특성상 가족의 노동력에 의존했던 사회적 배경뿐만 아니라, 전쟁복구 및 사회주의 건설을 위한 노동력 확보의 영향이 컸다. 하지만 1980년대에 2-3명으로 줄어들었고 2000년도에는 2명 이하로 꾸준히 감소 추세이다. 1980년대에는 출산율이 증가하면서 사회적 부양 부담이 늘어나고 여성의 노동 동원이 어려워지자, 출산억제정책을 도입하면서 출산율이 저하되기 시작하였다. 그 이후 경제난과 식량난으로 여성들의 불임을 포함한 가임력의 저하, 유산·사산 및 저체중아의 발생률 증가는 출산율의 감소로 이어지게 되었다(Lee, 2007; Park & Lee, 2013).

이러한 저출산으로 인해 남북한은 총인구감소 및 고령화에 직면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노동 가능 인구의 감소와 함께 노동 생산성의 저하로 사회안전망이 붕괴되고, 부양비와 연금, 건강보험 등의 증가로 사회보장지출이 늘어나 경제 성장의 둔화가 예상된다. 그리고 통일 후 통합인구의 재조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으며, 이를 적절하게 활용하는데 어려움이 생기게 된다. 따라서 향후 남북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 통합인구의 규모나 구조를 안정적으로 유지시켜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출산율을 적정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Lee, 2007).

이에 대한 남한의 정책은 2005년 5월에 제정된 [저출산·고령사회 기본법]을 시작으로 5년 단위의 3단계 계획이 설정되었다. 제1차는 저소득 가정에 초점을 두고 보육 지원을 강화하였고 제2차는 맞벌이 가정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였다. 제3차는 대학등록금 지원, 청년 일자리, 주거 등의 대책을 강화하는 등 청년들의 자립을 보장하였고, 합계출산율 1.5명을 목표로 설정하였다. 2018년 정부는 [저출산 고령사회 정책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제4차 계획은 단기적인 출산 장려 정책보다 삶의 질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설정하였다. 이에 따라 현금 지원 정책에는 각종 수당 확대, 조세 지원, 연금 혜택이 있고 서비스 지원은 보육 시설 혹은 보육사의 공급이다. 마지막으로 시간지원 정책으로는 육아 휴직과 경력 단절 여성들의 취업을 보장하는 방안을 세웠다(Jang, 2014; Kim, 2021).

북한은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2015년 노동법, 여성권리보장법을 개정하여 산전·산후 휴가를 기존 5개월에서 산후 3개월을 연장하여 총 8개월로 확대하였다. 다태아 모성에게 의료 혜택을 도입하였으며, 산전·산후 유급휴가, 수유시간 보장, 임산부 및 산모 대상으로 중노동 및 시간외 노동 금지 등을 명시하였다. 한편, 다자녀 산모에 대한 주택배정 및 추가 수당, 모성영웅제도, 출산 우대 등 다양한 보상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피임시술을 시행하는 의사를 처벌하고 있다(Hwang, 2016). 국가가 무상으로 분만 비용을 지불하고, 출산 시 해당 의료기관은 안전하고 효과적인 진료를 제공해야 한다고 언급하였다(Lee et al., 2020b).

5. 남북한모자보건 선행연구

많은 연구들에서 남북한 의료 상황의 차이에 대해 언급하고 남북한 모자보건 지표 연구의 필요성에 대해 역설하고 있다. Hwang (2016)은 북한의 의료 제도의 취약성과 모자보건 관련 법률을 고찰하였다. 그리고 모자보건 지표를 통해 그 수준을 파악하여 모자보건을 향상시키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였다(Table 1). 이러한 노력은 학령기의 교육 효과를 높여 노동의 질을 높이고 생산력을 향상시켜 인적 자원을 개발시킬 수 있다고 하였다. Cho (2016)은 분단 국가였던 독일의 통일 후 모자보건지표의 변화의 추이와 독일이 이를 개선시키기 위해 내놓았던 대책들을 바탕으로 남북한의 지표와 비교해 남북한의 통일을 대비한 전략을 제시하였다. 영아사망률의 경우, 통일 전 1988년 서독은 7.6명, 동독 8.1명으로 0.5명의 차이가 있었으나, 통일 후 1990년에는 동독 4.5명, 서독 3.5명으로 차이가 벌어졌으나, 1994년부터 그 차이가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1997년에는 동독 3.0명 서독 2.9명으로 거의 차이가 나지 않게 되었다. 모성사망비도 통일 전 1988년 5.9명의 차이를 보이다가 통일 후 1990년 9.0명으로 급격히 증가 후 1994년 0.1명으로 감소하며 영아사망률과 같은 패턴을 보였다. 위와 같은 동서독의 모자보건지표의 차이는 남북한의 차이보다 작았고 이는 남북한이 통일이 되었을 때 독일보다 더 큰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Table 1).

Research on maternal and child health in North and South Korea

그러나 북한의 폐쇄성으로 모자보건지표에 관한 신뢰할 만한 데이터가 없는 것이 큰 문제로 보인다(Park & Lee, 2013). 한 면담조사에 따르면 북한은 혼인신고나 출생신고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에 따른 불이익이 없고 의무 사항이 아니라 신고를 잘 하지 않는다고 답한 것으로 보아 인구 통계가 정확하지 않다고 하였다(Lee et al., 2021). Lee 등(2020a)은 인용된 자료가 수년에 한 번씩 간헐적으로 발표되었고 자료 출처에 따라 결과 값이 달라 신뢰도가 떨어진다고 하였다. Hwang (2010)은 2008 북한 인구센서스 보고에서 북한의 영아사망률은 국제기구에서 제시한 수준의 절반 이하였으며, 개발도상국에서 흔히 발생하는 사망아의 출생 신고 누락 가능성과 식량 배급의 여부에 따라 달라지는 출생신고율을 지적하였다. Kim 등(2015)도 국제기구의 표준화된 조사 방법에 의구성을 제기하였고 평양 중심적인 자료수집의 한계성을 지적하였다. 이에 북한이탈주민을 면접 설문하여 최근 북한 모성과 신생아 건강관리 실태에 대해 의료체계를 간접적으로 파악하고자 하였다. 그 결과, 산전 진찰 비율, 출산 장소 등은 이전 통계와 상반되는 수치를 보였고, 산전 진찰 검사 항목과 같이 세부적인 정보들도 획득하였다. 설문조사는 기억에 대한 정확성 및 북한에 대한 적개심으로 거짓 진술할 가능성이 있지만 제한적인 데이터를 취사 선택하기 위해 이번 연구와 같이 다각적인 조사 및 분석을 통해 종합적으로 해석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Table 1).

위와 같은 연구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실질적으로 직면하고 있는 주요 질환의 종류나 의학적인 문제들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들은 여전히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Park 등(2022)은 최초로 북한 연구자들의 논문을 수록한 북한의학학술지 내 ‘소아·산부인과’에 5개년간(2015–2019년) 발행된 논문들을 시계열적으로 분석하여 모자보건에서의 질병 현황 및 실태에 대해 보다 현실적이고 의학적으로 접근하고자 하였다. 연구의 빈도와 유병률을 양의 상관관계로 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북한의 정치 성향상 북한 정부의 보건 의학적 우선순위가 논문 주제의 선택에 반영되었을 것으로 가정하였다. 분과별로는 전체 논문 중 절반 이상이 산부인과 영역이었고 그 중 모체태아의학(52%)이 가장 많았던 것으로 보아 북한 내 모성 보건에 대한 연구가 중요하게 대두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질병 코드별로 분류한 경우, 산부인과에서는 임신-출산-산후 관련 질병이, 소아과에서는 선천 기형 및 염색체 이상 관련 질병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였다. 또한, 단일 주제별로 모체태아의학 영역에서는 자연분만, 임신 고혈압 순이었다. 특히, 최근 통증조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연분만시의 마취에 관한 연구가 활발해졌고, 임신 고혈압은 북한의 산모 사망의 주된 원인(WHO, 2012) 중 하나로 산전 진찰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된 결과로 보여 진다. 소아과 영역에서의 주된 주제는 설사, 선천성 심질환 순으로 나타나 감염성 질환과 선천 기형에 관심이 높아졌음을 파악할 수 있었다(Table 1).

한편, 모자보건지표의 개선을 위해 많은 연구에서 다양한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Hwang (2016)은 북한의 모성 및 아동 건강을 분석하여 통일 한반도의 인적 자질 향상을 위한 과제 방안으로 다음을 강조하였다. 첫째, 실제로 발생되는 전염병의 발생 현황과 백신 자원을 파악하여 국제기구와 협력하고 필수 예방접종을 남한처럼 11종으로 늘려야 한다. 둘째, 교통 및 운송 시스템을 개발시켜 영양 및 건강 서비스를 소외지역까지 공급시켜야 한다. 셋째, 생후 1,000일 기간 동안의 충분한 영양 공급으로 정상적인 성장을 하면 2%–8%의 Gross Domestic Product 손실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는 보고가 된 바 있어(Horton & Steckel, 2011; Hoddinott et al., 2008) ‘모자 1,000일 사업’의 강화해야 한다. 넷째, 기생충 박멸, 안전한 식수 개발 등과 같은 사회 환경적 위생개선을 병행하여 일차보건의료를 통한 지역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고 하였다(Table 1). Cho (2016)는 통일 이후 동서독의 영아사망률과 모성사망비의 차이를 개선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모성과 영유아의 예방접종 확대 및 영양공급, 산전산후 관리, 의료시설 확대, 저체중아 치료율 개선,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을 제시하였다. 따라서 남북한은 통일에 앞서 보건의료관련 법, 인력과 교육체계, 의료시설과 장비, 의료보험과 보건의료 서비스 체계 등을 서로 잘 이해하고 각자의 장단점을 살려 효과적으로 통합하고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하였다(Table 1).

결 론

남북한 분단 기간이 길어지면서 각 분야의 간극이 커지고 보건의료 부문에서도 북한의 무상치료제의 실패로 의료 인력과 시설의 수준, 서비스의 질 등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북한의 의료 체계는 붕괴되었고 재원 부족으로 시장경제원칙의 장마당이 성행하는 등 탈사회주의 되어 가고 있다. 남북의 차이를 연구하고 개선하기 위해 여러 기관들에서는 모자보건지표를 조사, 분석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의 여러 수치들이 조사 시점과 조사 주체에 따라 각각 다르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어 남북한의 정확한 비교가 불가하였다. 또한 제3국을 거친 자료는 북한의 변화에 민감하게 대처할 수 없기 때문에 남북한이 직접 모자보건지표를 산출하고 공동개발 하여 건강 공동체를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첫째, 기존의 지표와 함께 주산기 사망률과 같은 추가적인 지표의 설정으로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2008 북한 인구센서스 보고에서는 주산기 사망 및 신생아 사망 등을 추가로 산출할 필요성을 제기하였다. 주산기 사망은 임신 22주 이후의 태아 사망과 출생 후 7일 이내 사망한 수치로 계산하고 세계보건기구에서는 대표적인 생식건강 지표로 함께 산출하는 것을 권장하며, 많은 선진국에서 이 지표를 사용하고 있다(Hwang, 2010). 둘째, 현실적으로 민간차원의 학술적 교류부터 먼저 시작해 볼 수 있겠다. 국가적 차원에서는 항상 정치적인 이슈가 선행되므로 지속적인 관계 유지가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한과 오랜 신뢰 관계를 유지해 온 민간학술단체를 주축으로 남한의 의학적 신기술을 효과적으로 북한과 공유할 수 있도록 협력 관계를 형성하여 상호보완적인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Park & Lee, 2013).

이와 더불어 현재까지 진행되었던 모자보건지표들의 관한 연구들을 고찰해보면 대부분 사회학자, 보건학자 등을 주축으로 하여 거시적인 측면 위주로 평가되었으며, 모자보건지표를 보다 직접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는 의학적인 측면의 연구는 상대적으로 부족하였다. 즉, 모자보건을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인 고혈압성 질환, 산후출혈, 조산 등에 대해 북한의 유병률, 진단 방법, 치료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수집하여 실질적으로 모자보건을 증진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그리고 이러한 정보의 부재가 산전·산후 관리율의 저하에서도 기인하는 것이기 때문에 산전·산후 관리의 필요성을 고취시키는 방안도 필요할 것이다.

Notes

저자들은 이 논문과 관련하여 이해관계의 충돌이 없음을 명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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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 information Continued

Table 1.

Research on maternal and child health in North and South Korea

Study Topic Result
Hwang (2016) Current status of maternal and child health in North Korea and future tasks · Analyzing the status of maternal health in North Korea using maternal mortality (7 times that of South Korea) and the status of child health using infant mortality rate (6 times that of South Korea).
· Suggesting the need to increase uptake of essential vaccinations, develop transportation systems to reduce regional differences, strengthen the ‘1,000-day project'to improve malnutrition, and social and environmental hygiene.
Cho (2016) Current status and prospects of major health indicators in North and South Korea · After the reunification of Germany in 1990, the difference in infant and maternal mortality between East and West Germany increased; however, the difference has decreased since 1994.
· Proposing the need for a long-term plan for integrating healthcare-related laws and systems, manpower and education systems, medical facilities and equipment, and healthcare insurance and service delivery systems, etc. before unification.
Kim et al. (2015) State of maternal and newborn health care in North Korea · Raising questions regarding international organizations' standardized research methods on maternal health indicators and the limitations of Pyongyang-centered data collection.
· Interviewed North Korean defectors and attempted to diversify the analysis of maternal health indicators and obtained results and additional information that are contrary to previous data, such as prenatal examination rate and place of childbirth.
· Suggested the need for improvement of prenatal diagnosis and developing a postpartum management program that corresponds to the reality of North Korea.
Park et al. (2022) Current status of research on maternal and childhood diseases in North Korea · A time-series analysis of papers published in ‘ Pediatrics, Obstetrics, and Gynecology'in the Journal of North Korean Medicine over a 5-year period (2015–2019) was conducted for the first time to provide a more realistic and medical approach to the current status of maternal and child diseases.
· Maternal fetal medicine and pregnancy/birth/postpartum-related diseases have the highest proportions by division and disease code, respectively.
· By single topic, vaginal delivery, gestational hypertension in obstetric part, and diarrhea and con genital heart disease in pediatric part were most repor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