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장애인의 출산 경험과 삶의 만족도
The Childbirth Experience and Life Satisfaction among Women with Disabil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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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Purpose
The aim of this study was to show the association between the childbirth experience and life satisfaction among women with disabilities and estimate the moderating effect of family strengths and social support.
Methods
The target sample included disabled married women aged 20-49 years. We used the Disability and Life Dynamics Panel 2018. The total number of participants was 220. Three groups were defined based on the childbirth experience: women who had never given birth (13.6%), those who gave birth before the onset of disability (73.2%), and those who gave birth after the onset of disability (13.2%). We identified differences in general characteristics, family strengths, social support, and life satisfaction across the 3 groups and examined the moderating effect of family strengths and social support for the childbirth experience and life satisfaction.
Results
Women who gave birth after the onset of disability were in better health, exhibiting longer disability retention periods. The multiple regression analysis revealed that among women who gave birth after the onset of disability, life satisfaction was significantly higher than that of women without the childbirth experience because of the moderating effect of family strengths. However, social support had no significant effect on the childbirth experience and life satisfaction.
Conclusion
We empirically analyzed the status of childbirth before and after the onset of disability using representative survey data. The findings indicate a positive moderating effect of family strengths on the level of life satisfaction among women with disabilities.
서 론
여성 장애인은 우리나라 여성인구의 4.2%, 장애 인구의 42%를 차지하고 있다(Statistics Korea, 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2020). 하지만 2018년 기준 여성 장애인의 출산 건은 전체 산모 대비 0.4%에 불과하며, 2018년 1,428명의 여성장애인이 출산을 한 데 비해, 2021년에는 828명으로 현저히 줄어들었다(Korea Federation of Persons with Disabilities, 2019; Medical Today, 2022). 뿐만 아니라 여성 장애인은 낙태율, 제왕절개율, 부적절한 산전관리를 받은 비율, 산과적 합병증을 경험한 비율, 태반 박리, 전치태반, 사산, 조산 및 저체중아 출산이 비장애여성보다 높게 나타났다(Lim et al., 2015; Shin et al., 2020).
모성이란 어머니가 되기 위한 일련의 사건으로 임신과 출산, 육아 등으로 인한 사회적 결과를 통칭해서 사용하고 있다(Choi, 2018). 임신 · 출산 · 육아의 과정은 여성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가족, 지역사회, 사회구성원 모두가 함께 책임져야 할 부분이라고 할 수 있지만, 여성 장애인을 위한 임신 · 출산 · 육아는 적극적인 사회적 지원과 제도가 미비하여 비장애여성에 비하여 열악한 상황에 놓여 있다(Korea Federation of Women with Disabilities, 2022). 여성 장애인의 모성권 보장을 위한 규정은 미흡하고, 엄격하게 보호받지 못하고 있으며, 이들의 임신과 출산은 사회적으로 기대받지 못하는 영역이기도 했다(Jung, 2022; Suh & Jang, 2018). 이에 여성 장애인의 임신과 출산, 육아 및 모성 경험에서 이들이 느끼는 불편한 사회적 시선과 부담감이 논의되어 왔다(Choi, 2011; Go & Choi, 2020; Paik et al., 2009).
2020년 장애인실태조사 결과에 의하면, 여성 장애인이 가장 필요로 하는 서비스는 자녀양육 지원 서비스(13.3%), 장애활동지원서비스(11.3%), 출산비용 지원(10.2%) 등으로 자녀양육과 출산에 대한 욕구가 높았다(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Korea Institute of Health and Social Affairs, 2021). 또한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은 장애유형과 장애정도에 따라 다르고, 필요로 하는 욕구도 상이하였다(Lee et al., 2017). 장애 특성을 배려하지 못하는 보건의료 환경으로 여성 장애인들의 건강권이 위협받고 있으며 열악한 출산 · 양육서비스로 인해 높은 양육 스트레스와 소외감을 겪고 있기도 했다(Choi, 2011). 하지만 장애여성에게 출산 경험과 자녀 양육이 꼭 부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모성 경험을 둘러싼 제약에도 불구하고 많은 여성 장애인은 모성 역할에 대한 개인적 · 사회적 책무감을 갖고 있다(Suh & Jang, 2018). 또한 출산 및 양육을 통해 장애를 심리적으로 극복할 수 있으며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데(Kim & Shim, 2007), 단순한 출산 여부가 아니라 가족 간의 소통이나 사회적 지지 정도 등의 가족 · 사회적 요인이 이 관계를 강화하거나 약화시키는 인자로서 작용할 수 있다(Jeon et al., 2014; Kim, 2021).
많은 국가에서 여성 장애인의 삶의 만족도는 비장애여성에 비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27개국 국가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삶의 만족도를 측정했을 때 여성 장애인은 조사국 전체에서 약 17% 비장애인보다 삶의 만족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Emerson & Llewellyn, 2022). 여성 장애인 내에서는 공통적으로 직업이 있을 때에 삶의 만족도가 높았는데(Barisin et al., 2011; Kim et al., 2012; Ko & Kim, 2014), 경제활동을 할 경우 심리적 건강, 사회적 관계, 주관적 건강상태가 좋기 때문이다(Barisin et al., 2011). 특히 가족관계는 직업의 유무와 상관없이 이들의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나타났으며(Barisin et al., 2011), 시각, 청각, 지적 여성 장애인의 경우 자녀와의 원활한 의사소통은 양육부담과 부모역할 만족도 사이의 관계를 매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Jeon et al., 2014). 한편, 여성 장애인의 경제활동상태와 일상생활만족도에서 자아존중감이 매개효과를 지니며(Ko & Kim, 2014),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을 때 직업 관련 만족도와 결혼생활 만족도가 높고(Kim et al., 2012), 소득 지위와 삶의 만족도 사이에서 우울과 사회적 지지는 유의미한 매개효과를 지니는 것으로 나타났다(Lee, 2021). 또한 뇌혈관질환 등으로 중도장애인의 경우 인지 및 언어 기능의 손상은 삶의 만족도를 낮추는 반면 사회활동 참여의 회복은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요인이었다(Abualait et al., 2021).
이처럼 여성 장애인에게 가족관계와 사회활동은 삶의 만족도에 직접, 간접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니며, 이 변수들을 측정 가능한 형태로 만든 가족건강성, 사회적 지지의 개념이 적용되고 있다. 우선 여성 장애인에게 있어서 가족건강성의 의미를 파악해 보면, 결혼을 유지하고 있는 여성 장애인에게 가족건강성은 가족 내에서 이들이 주체적이면서도 협력적인 관계를 갖는지 보여주며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Park & Lee, 2012). 가족건강성이란, 가족의 건강한 정도로서, 가족 사이의 정서적 유대감, 의사소통, 문제 해결 능력 등이 상호보완적으로 역할하여 대인관계 및 자기효능감을 높이는 데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Shin et al., 2021). 가족건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으로는 결혼만족도, 양육스트레스, 단체만족도 등이 있다(Lee, 2016b). 가족건강성이 높은 경우 어려움에 처했을 때 가족 구성원들 간에 친밀한 의사소통을 통하여 가족문제를 공동의 문제로 인식하고 적절한 대처 방법을 모색하여 위기상황을 긍정적으로 잘 극복하게 하지만, 가족건강성이 낮은 가족은 만성불안, 가정 와해 등 가족 내에서의 역기능적인 상호작용으로 인한 심리적 부적응 및 행동문제로 이어지게 된다(Ko, 2016).
나아가, 장애여성의 삶의 만족도는 사회적 지지에 의해서도 달라질 수 있다. 사회적 지지란 필요 시 심리적, 신체적, 경제적 도움을 주는 것이 가능한 가족, 친구, 이웃, 지역사회로 구성된 네트워크이다(National Cancer Institute, 2021). 여성 장애인에게 사회적 지지는 직접적으로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간접으로는 사회통합을 통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Hwang & Park, 2010). 장애인이 경험하는 사회적 지지 중에서도 동료지지, 가족지지, 사회적 편견 등은 삶의 질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고(Hwang & Park, 2010), 자녀를 양육하는 지체장애 여성에서 사회적 지지는 양육행동에 자아존중감을 통한 매개효과를 지니기도 했다(Lim & Park, 2012).
지금까지 수행된 여성 장애인의 임신 및 출산, 양육과 삶의 질에 관한 연구를 살펴보면 장애여성은 사회적 지원이 부족함에도 임신 · 출산 및 양육의 과정에서 나름의 삶의 의미를 찾고 있었다. 또한 여성 장애인의 삶의 만족도는 가족건강성과 사회적 지지 정도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밝혀져 왔다. 그러나 여성 장애인의 임신 · 출산 경험이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이 가족건강성 및 사회적 지지에 의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심도 있게 조명되지 않았다. 이에 이 연구에서는 가임기 장애여성의 출산 경험을 파악하고 장애 전, 후 출산 경험에 따른 가족건강성, 사회적 지지, 삶의 만족도 수준을 비교하고자 한다. 나아가 여성 장애인의 출산 경험에 따른 삶의 만족도가 가족건강성과 사회적 지지의 영향을 받는지에 대한 조절 효과를 확인하고자 한다.
대상 및 방법
1. 자료원 및 연구 대상
이 연구는 한국장애인개발원의 제1차 “장애인삶 패널조사” 2018년 자료를 활용하였다. “장애인삶 패널조사”는 장애 발생에 따른 장애수용 과정과 사회관계 속에서 겪는 변화에 대해서 개인 · 가족 · 사회적 요인의 동태를 파악하여 향후 관련 정책의 수립 · 지원에 필요한 기초자료를 확보하는데 그 목적이 있으며, 이에 장애 발생에 따른 변화를 탐색할 수 있는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종단자료의 구축을 목표로 2018년 1차년도 조사를 실시하였다(Korea Disabled people's Development Institute, 2020). 조사 대상은 장애인복지법 제2조에서 정의하는 장애인으로 같은 법 제32조에 의거하여 2015년 1월 1일부터 2017년 12월 31일 사이에 보건복지부에 등록한 등록장애인(단, 장애인 거주시설 거주 장애인 제외)과 그들이 함께 거주하는 가구원 6,121명(장애를 지닌 가구원 5,231명)으로서 장애 유형, 장애 정도, 성별 등을 포함하고 있다. 이 연구에서는 “장애인삶 패널조사”에 응답한 등록장애인 5,231명 중 남성(n=2,950명), 20세 미만 및 50세 이상(n=1,767명), 기혼 상태가 아닌 경우(n=292명), 의사소통방식 무응답(n=2명)을 제외한 20-49세 기혼여성(사실혼, 동거 포함)을 대상으로 하였으며, 최종 연구 대상자는 220명이었다.
2. 변수 정의
1) 독립 변수
독립 변수로 사용한 출산 경험 변수는 출산 경험이 없는 여 성(30명, 13.6%), 장애 발생 전 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161명, 73.2%), 장애발생 후 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29명, 13.2%)의 세 군으로 분류하였다.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기혼여성 중에 서 “현재 자녀가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대해 ‘있음’이라고 응 답한 여성 중 “귀하는 장애발생 이후 자녀를 낳으셨습니까”에 “예”라고 응답한 경우 ‘장애 발생 후 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으 로 정의했고, “아니오”라고 응답한 경우 ‘장애 발생 후 출산 경 험이 없는 여성’으로 정의했다. “현재 자녀가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없음’으로 응답한 경우 ‘출산 경험이 없는 여성’으로 정 의했다. 출산 경험에 대한 질문에서 조산, 사산, 입양으로 인한 자녀 여부를 구분할 수는 없었다. 전체 응답자 중에 “현재의 혼 인 상태가 재혼”인지에 대한 응답을 확인하였으며, 재혼가정은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통제변수의 선정 시, 여성 장애인의 삶의 만족도 영향 요인 에 관한 선행연구를 참고하여(Kim et al., 2012; Ko & Kim, 2014; Lee, 2021), 인구사회적 특성, 사회경제적 수준, 건강과 장애 관련 특성 변수를 활용했다. 인구학적 특성으로 연령군(40 세 미만, 40세 이상), 거주지역(수도권, 수도권 외), 가족 수를 포함했고, 사회경제적 수준을 대리하는 변수로 교육 수준(고졸 이하, 대학졸업 이상), 직업 유무, 월평균 가구 소득 수준(연속변 수, 만원)을 포함했다. 건강과 장애 관련 특성에는 주관적 건강 수준(좋음, 나쁨), 장애 정도(중증, 경증), 장애 유형(지체 · 뇌병 변장애, 시각 · 청각 · 언어장애, 지적 · 자폐성장애, 정신장애, 내 부 · 안면장애), 장애 보유 기간(연속변수, 연단위)를 포함했다.
연구 대상자는 총 220명으로 선행연구 고찰을 통해 선정한 통제변수를 모두 포함할 경우 회귀분석에서 과적합(overfitting)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적은 표본 수와 많은 통제변수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변수 선정에 효율적이라고 알려진 Least Absolute Shrinkage and Selection Operator (LASSO) 회귀 분석을 활용하여 통제변수의 포함 여부를 결정했다(Kim & Kang, 2021; Sim & Park, 2022). 훈련데이터(training data) 70%와 모형정확도 평가용 검증데이터(validation data) 30%를 지정해 LASSO 회귀분석을 수행했으며, 최적의 모형에 기존의 인구학적 특성, 사회경제적 특성, 건강과 장애 관련 특성에 해당하는 16개 변수가 모두 포함됨을 확인했다(Appendix: Supplementary Table 1).
2) 종속변수
종속변수로 사용한 ‘전반적 삶의 만족도’는 “귀하의 현재 삶의 만족도에 대한 질문입니다. 1점(매우 불만족한다)에서 10점(매우 만족한다)까지 응답해 주십시오.”라는 질문에 대해 점수로 응답한 자료를 활용했다.
3) 조절변수
조절변수로 사용한 ‘가족건강성’ 문항은 가족관계에 관한 20개 문항을 읽고 느낌이나 생각에 가장 가까운 부분에 응답한 질문을 사용했다. 가족건강성을 측정한 문항은 “(1) 우리 가족은 서로에게 솔직하다, (2) 문제를 해결할 때, 가족원 모두에게 최선의 해결이 되도록 노력한다, …, (19) 우리 가족은 서로의 느낌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 (20) 우리 가족은 규칙이나 가치관을 가족과 함께 만든다”로 구성되며, 20개 질문에 대해 각각 ‘그렇지 않다(1점)-항상 그렇다(4점)’로 응답한 전체 합계 점수 20-80점을 사용했고, 접수가 높을수록 가족건강성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 가족건강성에 대한 20개 문항의 내적 일치도를 나타내는 크론바흐 알파계수(Cronbach α)는 0.957로 신뢰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Park, 2021).
‘사회적 지지’의 경우, 3개 질문에 해당하는 “(1) 나는 가족으로부터 정서적 도움과 지지를 받고 있다, (2) 나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정서적 도움과 지지를 받고 있다, (3) 나는 사회복지시설 종사자로부터 정서적 도움과 지지를 받고 있다”에 대해 ‘전혀 그렇지 않다(1점)-매우 그렇다(4점)’의 합계 점수 3-12점을 사용했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사회적 지지도가 높은 것을 의미한다. 사회적 지지에 대한 3개 문항의 내적 일치도는 크론바흐 알파계수 0.686로 신뢰도가 확보되었다(Park, 2021). 가족건강성 및 사회적 지지 점수에 대한 기초통계량은 Appendix (Supplementary Table 2, 3)에 제시했다.
3. 분석 방법
출산 경험이 없는 여성, 장애 발생 전 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 장애 발생 후 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에 따른 여성의 인구사회적 특성 및 장애 특성을 빈도분석을 통해 비교하고 카이제곱 검정을 했다(Table 1). 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 내에서 임신 중에 힘들었던 점, 장애가 자녀계획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응답을 비교하고 카이제곱 검정을 했다(Table 2). 세 군에서의 전반적 삶의 만족도, 가족건강성 점수, 사회적 지지 점수 평균을 산출하고 분산 분석(analysis of variance, ANOVA) 검정을 통해 비교했으며, Levene의 등분산 검정을 통해 분산의 동질성이 확보되어 Scheffé test를 통한 사후검정을 실시했다(Table 3). 마지막으로 다중선형회귀분석을 적용하여 출산 경험이 장애여성의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였으며, 출산 경험 없음, 장애발생 전 출산, 장애발생 후 출산에 따른 삶의 만족도 수준이 가족건강성 및 사회적 지지에 의해 달라지는지 파악했다. 즉, 독립변수인 출산 경험과 종속변수인 삶의 만족도 사이에 영향을 주는 외부변수로서, 조절변수인 가족건강성, 사회적 지지와 독립변수의 교호항의 영향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지 파악했다(Baron & Kenny, 1986; Lee et al., 2019). 이를 위해 모형1에서는 출산 경험과 가족건강성의 교호항을, 모형 2에서는 출산 경험과 사회적 지지의 교호항을 포함했다(Table 4).
4. 윤리적 고려
이 연구는 연구 대상자의 익명성이 보장된 2차 자료를 사용하였으며, 보건복지부 지정 공용기관생명윤리위원회의 승인(IRB No. P01-202208-01-025)을 받아 진행하였다.
결 과
1. 여성 장애인의 출산 경험에 따른 일반적 특성 비교
연구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을 분석한 결과, 장애 발생 전에 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의 80%는 40세 이상인 반면, 출산 경험이 없는 여성에서는 56.7%, 장애 발생 후 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에서는 51.7%가 40세 이상이었다. 가족 수는 장애 발생 전 및 후에 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들에서 약 3.5명으로, 출산 경험이 없는 여성에서 2.2명인 것에 비해 많았다. 대학졸업 이상의 교육 수준은 출산 경험이 없는 여성에서 46.7%, 장애 발생 후 출산한 여성에서 48.3%로 절반에 가까운 반면, 장애 발생 전 출산 여성에서 33.5%이었다. 주관적 건강상태가 ‘좋음’의 비율은 장애 발생 후 출산 여성에서 약 79.3%로 가장 높았고, 출산 경험이 없는 여성에서 53.3%, 장애 발생 전 출산한 여성에서 47.2%였다. 세 군 사이에 장애정도 비율에 대한 차이는 없었다. 장애유형의 경우 출산 경험이 없는 여성에서는 정신장애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반면, 장애 발생 전 출산 여성에서는 지체 · 뇌병변장애, 시각 · 청각 · 언어장애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고, 장애 발생 후 출산 여성에서는 지적 · 자폐성 장애, 내부 · 안면 장애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장애 발생 후 출산한 여성에서 장애 보유 기간의 평균이 약 26년으로, 출산 경험이 없는 여성에서 12.9년, 장애 발생 전 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에서 7.9년인 것에 비해 유의하게 길었다(Table 1).
2. 출산 경험 여성의 임신 기간 중 힘들었던 점, 자녀계획
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 장애인의 임신 기간 중 어려움과 자녀계획을 살펴보면, ‘출산 과정에 대한 두려움(의료이용의 어려움 포함)’으로 인해 힘든 경우는 장애 발생 후 출산 여성에서 65%, 장애 발생 전 출산 여성에서 약 52%이었다. 장애 발생 후 출산을 한 경우 ‘장애가 자녀계획에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서 ‘있다’라고 응답한 경우가 27.6%, ‘향후 자녀를 더 낳을 계획이 있는 경우’는 10.3%로, 장애발생 전에 출산을 한 여성에서 각각 5.6%, 1.2%인 것과 차이가 있었다(Table 2).
3. 여성 장애인의 출산 경험에 따른 삶의 만족도, 가족건강성, 사회적 지지
장애여성의 출산 경험에 따른 전반적 삶의 만족도 수준을 살펴보면, 출산 경험이 없는 여성은 5.27점, 장애 발생 전 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은 5.22점으로 유사했고, 장애 발생 후 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은 5.79점이었다. 가족건강성 점수는 출산 경험이 없는 경우 65.83점, 장애발생 전 출산한 여성은 68.84점, 장애발생 후 출산한 여성에서는 66.48점으로 세 군의 평균에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사회적 지지 점수는 장애 발생 전 출산한 여성에서 8.37점으로 가장 높고, 출산 경험이 없는 경우 7.87점, 장애 발생 후 출산한 여성에서 7.17점이었으며, Scheffé의 검정 결과 장애발생 전 출산 여성과 장애발생 후 출산 여성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Table 3).
4. 장애 여성의 출산 경험과 삶의 만족도의 관련성: 가족건강성, 사회적 지지의 조절 효과
장애 여성의 출산 경험이 전반적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의 정도가 가족건강성 및 사회적 지지 수준에 따라 달라지는지 살펴보았다. 모든 분석에서 LASSO 분석의 변수선정을 기반으로 연령, 거주지역, 가족 수, 교육 수준, 직업, 가구 소득 수준, 주관적 건강상태, 장애정도, 장애유형, 장애 보유 기간을 포함하였다.
모형1에서 출산 경험과 가족건강성의 교호작용을 포함했을 때, ‘출산 경험이 없는 여성’ 대비, ‘장애발생 후 출산을 경험한 여성’에서 삶의 만족도가 유의하게 높았으며, ‘장애발생 후 출산×가족건강성’ 변수의 교호작용항도 유의하여, 장애발생 후 출산 여성의 삶의 만족도는 가족건강성의 정도에 따라 달라짐을 확인했다. 즉, 가족건강성 점수가 높을수록, 장애 발생 후 출산이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이 커짐을 의미하며, 가족건강성 점수가 조절변수임을 확인했다. 모형2에서 출산 경험과 사회적 지지의 교호작용을 포함했을 때, ‘장애발생 후 출산×사회적 지지’ 변수의 교호작용항은 유의하지 않았다. 사회적 지지 점수는 장애 발생과 삶의 만족도 사이에서 조절 효과를 지니지는 않는 것으로 분석되었다(Table 4).
고 찰
이 연구는 여성 장애인의 출산 경험 및 임신과 출산에서의 어려움을 살펴보고, 이러한 출산 경험이 삶의 만족도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분석하였다. 나아가, 가족건강성과 사회적 지지가 출산 경험과 삶의 만족도 사이의 관계에서 어떠한 방향으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조절 효과를 살펴보았다.
장애 발생 후 출산한 여성의 특성을 살펴보면, 교육 수준 및 소득 수준이 전반적으로 높았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아니었고, 주관적 건강 수준이 좋은 경우가 유의하게 많았다. 최근 출산한 여성들은 비출산 여성보다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은 것에 비해(Cho et al., 2021), 장애 여성에서는 건강상태가 출산의 결정에 더욱 중요한 요인으로 보여진다. 장애 발생 후 출산한 여성의 장애 유형에는 지적 · 자폐성 장애, 내부 · 안면 장애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고 장애 보유 기간이 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적 · 자폐성 장애와 같은 선천적 장애인의 출산이 후천적 장애인에 비해 더 많은 것을 의미한다. 한편, 지체 · 뇌병변장애, 시각 · 청각 · 언어장애를 지닌 여성에서는 장애 발생 전에 출산한 여성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반면, 장애 발생 후에는 그 비율이 낮았다. 지체장애를 지닌 여성의 경우 임신과 출산에서 차별과 한계를 많이 경험하며(Kim & Choi, 2009), 신체적 장애로 인해 적절한 산부인과를 찾기 어렵고, 안전한 출산을 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기 때문으로도 볼 수 있다. 예컨대 장애친화산부인과로 지정된 의료기관은 2022년 기준 총 전국에 21개가 있지만, 이러한 산부인과가 아예 전무한 지자체도 전체 17개 시도의 약 35%에 달해, 신체적 장애를 지닌 여성의 물리적 의료접근성에 한계가 있는 실정이다(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2022).
장애 발생 후 출산 여성들은 임신 기간 중 힘들었던 점으로 ‘출산 과정의 두려움’이 많았고, 장애가 자녀계획에 미치는 영향이 있다고 한 비율이 장애 발생 전 출산 여성보다 높았다. 여성 장애인은 장애를 지닌 아이를 출산하는 것에 대한 불안감을 지니고 있고, 임신과 출산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습득하는데 어려움이 있으며 장애특성이 고려된 정보의 부재로 인해 출산에 대한 두려움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Choi, 2011; Go & Choi, 2020). 그뿐만 아니라, 장애 여성은 낙태율, 제왕절개율, 부적절한 산전관리를 받은 비율, 산과적 합병증을 1번 이상 경험한 비율이 비장애 여성보다 높았으며(Lim et al., 2015), 이는 중증모성질환의 위험을 높이기도 한다(Nam & Park, 2018). 이러한 정보 습득의 어려움이나 주변 장애 여성의 경험은 장애 발생 후에 임신을 한 여성에게 출산 과정에 대한 심리적 두려움을 주거나 자녀계획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기초분석에서 전반적 삶의 만족도 수준은 장애 발생 후 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에서 가장 높았으나, 출산 경험이 없는 여성 및 장애 발생 전 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는 아니었다. 여성 장애인의 결혼과 양육, 육아는 긍정적인 자아를 성립하고 장애를 극복하는 계기가 된다고 하였는데(Kim & Shim, 2007; Lee, 2016a), 장애 발생 후 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의 삶의 만족 수준이 비교적 높은 것을 설명한다. 가족건강성 점수는 장애 발생 전 출산한 여성에서 상대적으로 높고, 출산 경험이 없는 여성에서 낮았는데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아니었다. 장애 발생 전 출산한 여성은 가족을 유지한 기간이 길고 신뢰를 구축할 시간이 충분한 반면 출산 경험이 없는 여성은 그렇지 못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장애 여성의 출산 경험에 따른 사회적 지지 점수는 장애 발생 후 출산을 경험한 여성에서 가장 낮았으며,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여, 이들이 필요로 하는 사회적 지지가 충분히 제공되지 못하고 있음을 나타냈다. 여성지체장애인의 사회적 지지는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며(Hwang & Park, 2010), 정신장애인의 경우 친구나 동료지지, 가족지지가 삶의 질에 중요한 요인으로 분석된 바 있다(Kim, 2010). 따라서 장애 발생 후 출산을 경험하고 육아를 수행하고 있는 여성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현재 낮은 수준으로 측정된 사회적 지지를 향상시킬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이 연구의 최종 모형에서 장애 여성의 출산 경험이 전반적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의 정도는 가족건강성에 따라 달라짐을 확인할 수 있었고, 사회적 지지에 따라서는 유의미하게 달라지지 않았다. 특히 가족건강성이 향상하면 장애 발생 후 출산이 삶의 만족도 증가에 미치는 효과가 강화되었다. 출산 경험은 여성들의 삶의 만족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밝혀져 왔는데(Kim, 2020), 주체적인 모성 경험을 통한 육아 과정이 보람감을 형성하기 때문일 것이다(Lee, 2016a). 비록 출산으로 인한 경력단절이 사회생활 및 여가활동, 일과 직장에 대한 만족도를 낮출 수 있지만(Park, 2012), 출산을 통한 모성경험이 이들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가족건강성은 가족 내에서의 의사소통, 문제해결, 협력, 가치관 공유의 진실성 등을 합한 지수이므로(Jeon, 2021; Lee, 2016b), 장애 발생 후 출산 여성의 가족건강성이 좋다면, 출산으로 인한 삶의 만족 정도가 강화될 수 있었을 것이다. 가족건강성이 높다고 인식한 여성의 경우 가족 구성원들 간의 의사소통을 통해 임신, 육아 등에서 겪는 가족문제를 공동의 문제로 인식하고 위기 상황을 극복한 경험이 있을 것이며(Ko, 2016), 출산의 경험은 가족건강성을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따라서 가족건강성이 낮은 가정을 대상으로는 가족교육, 가족상담 등을 보다 활성화하고, 가족 간 친밀감 강화와 관계 회복, 건강성 향상을 위한 온 · 오프라인 프로그램이 도움이 될 것이다. 최근 건강가정 지원센터에서는 전국 207개 지역센터에서 가족교육, 가족상담 및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위한 통합지원 사업 등을 진행 중인데(Korean Institute for Healthy Family, 2023), 이러한 사업을 통해서도 그동안 주목받지 못한 여성 장애인의 임신 · 출산과 육아 문제와 가족건강성 증진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통제변수 중에서는 장애 및 건강 관련 변수 중에 유의미한 변수가 많았는데, 주관적 건강 수준이 좋지 못할 때, 장애가 중증일 때에 삶의 만족도가 유의하게 낮고, 장애 보유 기간이 길수록 삶의 만족도는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선행연구에서도 주관적 건강상태 및 기능상의 회복은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요소였으며(Abualait et al., 2021; Barisin et al., 2011; Jeon et al., 2010), 장애가 중증일 때 여성 장애인의 삶의 질 점수가 낮았다(Kim & Shim, 2007). 이 연구에서 내부 · 안면 장애에 비해 시각 · 청각 · 언어장애일 때에 삶의 만족도가 유의하게 높았는데,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시각, 지체장애인은 모성 경험 만족도 및 삶의 질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Kim & Shim, 2007).
이 연구는 다음과 같은 제한점을 지닌다. 2018년도 “장애인삶 패널조사” 응답자 중 20-49세 기혼여성 내에서 대다수는 장애 발생 전 출산 경험이 있었고, 출산 경험이 없는 여성 및 장애 발생 후 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은 표본수가 충분하지 않았다. 이 연구에서 2018년도 자료(1기)를 활용한 이유는 2기 자료에 비해 연구대상에 해당되는 응답자 수가 많았기 때문이었다. “장애인삶 패널조사” 응답자(5,231명)는 장애인구 모집단(251,277명)의 약 2%에 해당했는데(Korea Disabled people's Development Institute, 2020), 기혼여성이면서 가임기의 젊은 여성의 수가 적다보니 출산 여부의 조건에 맞는 표본 수 확보에 제약이 있었다. 이로 인해 분석 결과의 통계적 유의성 해석 및 연구 결과의 일반화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임신과 출산 경험과 현재 시점 사이의 기간이 응답자마다 달라서, 회상에 의한 응답편향이 발생했을 수 있다.
그럼에도 기존의 선행연구들에서 장애 여성의 임신과 출산에 대한 인터뷰 방식의 질적 연구가 수행되어 왔다면, 이 연구에서는 한국의 장애인구를 조사한 패널데이터를 활용하여 실증분석을 수행했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 이 연구를 통해 여성 장애인이 보다 안전한 모성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가족건강성이 뒷받침될 때에 여성의 삶의 질은 더욱 긍정적으로 강화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동시에 장애 발생 후 출산 여성이 느끼는 사회적 지지 수준은 높지 않아, 여전히 장애 여성의 출산과 육아에 대한 사회적 뒷받침이 충분치 못한 현실을 보여주었다. 이는 가정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여성 장애인의 임신과 출산에 대한 인식개선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여성 장애인의 임신과 출산이 여성 개인이 짊어져야 할 부담이 아닌 가족 공동의 책임으로 여겨지고, 나아가 여성 장애인의 임신, 출산, 양육의 과정에서 가정과 사회 모두의 공동체 의식이 강화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결 론
이 연구는 2018년도 “장애인삶 패널조사”에 참여한 기혼의 가임기 여성 장애인 220명을 대상으로 출산 경험에 따른 전반적 삶의 만족도를 비교하고, 가족건강성과 사회적 지지가 출산 경험과 삶의 만족도 사이의 관계에서 작용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연구 결과, 장애 발생 전에 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 73.2%, 출산 경험이 없는 여성 13.6%, 장애 발생 후 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 13.2%였다. 장애 발생 후 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은 다른 두 군에 비해 주관적 건강 수준이 좋고, 장애 보유 기간이 긴 특성이 있었다. 장애 여성의 출산 경험이 전반적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 결과, 출산 경험이 없는 여성 대비, 장애 발생 후 출산을 경험한 여성에서 삶의 만족도가 유의하게 높았고, 장애 발생 후 출산×가족건강성의 교호작용이 유의하여, 가족건강성은 장애 발생 후 출산 여성의 삶의 만족도 증가 영향을 강화하는 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여성 장애인에 관한 연구는 그동안 주로 소수를 대상으로 하는 인터뷰 연구가 이루어졌는데, 이 연구는 국가 단위의 패널조사자료를 활용하여 장애발생 전후 출산 경험의 실태를 보여주었다. 또한 여성 장애인의 삶의 만족도가 출산 경험 및 가족건강성 정도에 따라 달라짐을 보여주었으며, 가족 간의 충분한 대화와 협력과 같은 가족건강성의 뒷받침은 이들이 장애를 지닌 상태에서 출산을 하였더라도, 삶의 만족을 높이는 데에 긍정적인 강화 효과를 지님을 확인하였다.
Notes
저자들은 이 논문과 관련하여 이해관계의 충돌이 없음을 명시합니다.
감사의 글 및 알림(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정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입니다(No. NRF-2022R1G1 A1009332). 이 연구는 2022년도 한국건강형평성학회 봄 학술대회 포스터 발표 내용을 수정 · 보완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