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어머니들은 지난 100년 이상 국가나 지역을 대표하는 높은 수준에서 경쟁하는 엘리트 선수로서(Scharfen & Memmert, 2019) 성공적으로 스포츠에 참가하고 있다. 어머니로서 역할을 하는 동시에 경쟁적인 운동에 참여하는 엘리트 운동선수들은 미혼 여성과 소녀들이 신체 활동과 스포츠를 평생 지속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하고 하위 엘리트 및 레저 수준의 운동선수에게도 지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
임신 중 훈련과 경쟁이 불가능하다는 인식에도 불구하고 1900년 최초의 파리 올림픽에 참가한 어머니-선수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많은 여성들이 임신 중 또는 분만 후 올림픽에 참가하여 성공적으로 경쟁적인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수면 부족과 스트레스, 피로, 신체적 변화, 부상, 의학적 문제, 자녀 양육 등의 문제와 싸우며 전문체육인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 여성 전문체육인들은 엘리트 스포츠로 빠르게 복귀하고 개인 최고 기록을 경신하는 동시에 어머니로서 새로운 정체성의 균형을 유지함으로써 사회적 인식을 개선해 나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도전들은 대부분 적절한 지원 없이 혼자 감당해야 한다.
어머니-전문체육인들은 운동 복귀와 관련해 ‘좋은 어머니’에 대한 사회 문화적인 고정관념, 워킹맘으로서 개인적인 역할 갈등, 육아의 어려움 같은 벽에 부딪힌 경험을 공유하였다(McGannon et al., 2018). 어머니-전문체육인은 선수와 어머니로서 역할 분배, 성공적인 복귀에 대한 불확실성, 스폰서쉽과 자금 지원에 관한 문제에 봉착한다고 했다(Massey & Whitehead, 2022).
임신과 출산을 경험한 전문체육인의 복귀를 위해서 당사자인 여성 전문체육인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를 바탕으로 근거 기반의 훈련 및 복귀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제도적인 지원 체계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더 많은 엘리트 여성 운동선수가 생식 기간 동안 훈련하고 경쟁함에 따라 이러한 운동선수를 지원하는 복지 정책도 발전하는 것이 필요하다(Davenport et al., 2022). 한편 다른 연구에서는 이러한 정책과 가이드라인이 존재하더라도 여성 전문체육인이 실제로 접근 및 이용 가능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였다(Culvin & Bowes, 2021).
2016년 국제올림픽위원회(International Olympic Committee)는 임신과 출산, 육아를 경험하는 전문체육인의 훈련과 복귀를 위한 근거 기반의 가이드라인을 만들고자 전문가 집단 모임을 열었다. 여기서 지금까지 발표된 논문을 근거로 다섯 가지 주제에 대한 문서를 만들었다. 이 문서에서는 양질의 근거 기반 연구가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향후 이에 대한 연구가 시급하게 필요하다는 것을 보고하였다(Bø et al., 2016a).
여성 엘리트 체육인의 임신 및 출산, 모성보호에 대한 논의는 비교적 최근에서야 이루어지고 있으며 특히 한국에서 관련 정책, 제도를 위한 연구와 논의가 부족한 실정이다.
저자는 이 자료가 나온 시기 이후 발표된 해외 연구와 국내 연구 현황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운동선수-어머니의 안전한 임신과 출산, 성공적인 경력 복귀를 포함한 모성보호 정책 개발, 제도 개선을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하고자 한다.
본 론
1. 국내 여성 전문체육인 현황
2019년 기준으로 경기 단체에 등록된 여성 전문 체육인 수는 32,852명으로 22.3%를 차지한다. 이 중 대학부는 2,971명이고 일반부는 7,179명이다. 기타 소속을 제외한 여성 선수는 시 · 도청, 시 · 도체육회 등에 소속되어 있으며, 기업에 소속된 선수를 포함하여 실업 선수로 분류하고 전체 7,938명 중 2,851명(35.9%) 이다. 여성 선수의 비율이 높은 종목으로는 소프트볼(100%), 에어로빅 힙합(79.2%), 빙상(61.2%), 체조(60.5%), 댄스스포츠(58.8%) 등이다. 한편 여성 지도자는 전체 22,086명 중 3,937명(17.8%)으로 선수보다 지도자에서 더 큰 성 불균형을 보인다(Moon et al., 2021).
2. 모성 보호 현황
임신과 출산에 관한 모성 보호 현황에 대한 조사(국가인권위원회)에서 ‘결혼(계획)이나 임신(계획)으로 인한 불이익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대학선수가 5%, 일반선수가 6%로 나타났다. 흥미롭게도 여성 코치에게 지도받는 선수의 7%, 남성 코치에게 지도받는 선수의 4%가 결혼이나 임신으로 불이익을 경험했다고 응답하여 여성 지도자에게 지도받는 선수의 침해 경험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났다. ‘출산 전후 휴가’를 제외한 모성 보호와 관련한 휴가 및 근로시간 단축 제도에 대해서 몰랐다는 비율은 75%이상이었다. ‘출산 전후 휴가’를 몰랐다는 선수도 56%로 응답자의 절반을 초과하였다(Moon et al., 2021).
3. 임신 계획과 가임력
여성 전문체육인은 임신 계획 시기와 주요 대회(국제 대회, 전국체전) 일정을 맞추기를 원한다. 또한 임신이 경제적 지원에 영향을 미칠 것을 걱정한다. 한편 여성 전문체육인은 운동으로 인해 생식 능력이 저하될 수 있을 가능성에 대해 우려한다. 이는 저체중을 유지하여 무월경을 경험하는 종목의 선수들에게 역할 갈등의 원인을 제공한다.
임신 전 관리의 목표는 선수의 건강과 생식 기능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리고 가능한 위험 요소를 줄여서 선수와 가족의 건강을 증진하는데 있다. 미국산부인과학회(American College of Obstetricians and Gynecologists)는 신체 평가, 위험 요소 평가, 백신, 상담으로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고자 한다(American College of Obstetricians and Gynecologists, 2005).
임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나이, 계획한 자녀 수에 따른 가족 계획 시간표 또한 참고할 수 있다. 또한 생식 보조술의 접근성 증가로 이러한 제한점을 극복할 수 있다.
선수의 가임력의 정점은 선수 경력의 정점과 비슷한 시기인 경우가 많고 재생산 능력은 여성 전문체육인이 겪을 수 있는 스포츠관련 상대적 에너지 결핍(relative energy deficiency in sport, RED-S)에 의해 약화될 수 있다. RED-S는 대사율, 생리 기능 장애, 뼈 건강, 단백질 합성, 면역 기능, 심폐 기능에 다양한 장애를 초래한다(Mountjoy et al., 2014).
4. 임신과 관련하여 경험하는 신체 변화와 질환
운동 선수는 일반인 보다 섭식 장애의 유병률이 높다(20%-22% vs. 3%-9%) (Moon et al., 2021). 특히 체중 감량이 경기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지구력 운동, 심미적 운동, 체급이 구분되는 운동에서 더 큰 유병률을 보인다(Currie, 2010). 섭식 장애는 임신 중 신경성 거식증, 신경성 폭식증, 임신성 과오조, 빈혈, 유산, 조기 분만, 제왕절개, 산후 우울증 등의 합병증 빈도를 높인다. 이로 인해 입원을 하기도 하며 긴밀한 관찰과 다각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임신은 입덧을 동반한다. 이는 호르몬의 영향인 경우가 많으며 대개 6-12주경까지 심하다. 입덧이 심하면 구토를 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전해질 불균형, 탈수의 원인이 되며 영양 섭취를 방해할 수 있고 정서적 어려움을 유발한다(Korean Society of Obstetrics and Gynecology, 2019).
임신한 여성은 임신과 관련된 우울, 불안 등의 증상을 경험할 수 있고 이는 섭식 장애, 산후 우울증, 피로 등의 원인이 된다.
임신은 심폐 기능 및 구조의 변화와 적응을 동반하며 임신부의 자세에 따른 급격한 변동을 겪을 수 있다. 또한 근골격계, 자궁, 유방, 복부의 모양과 기능의 변화를 동반한다. 임신은 대사 기능에도 영향을 미쳐 말초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하고 호르몬을 통한 체온 조절 기전도 바꾸게 한다(Korean Society of Obstetrics and Gynecology, 2019).
5. 임신에 따른 불이익
여성 전문체육인은 임신에 따른 팀 내에서의 불이익과 편견을 두려워한다. 선수들은 팀 동료나 코치가 본인의 임신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지에 대한 확신이 없다는 느낌을 받는다(Davenport et al., 2023). 엘리트 운동선수로서 성공적으로 임신과 출산을 경험한 후 리더 및 선구자, 역할 모델이 된 다른 여성 운동선수들의 존재는 선수들이 임신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큰 용기를 주는 요소이다. 국내 심층면접 조사에서 한 선수는 ‘여성 전문체육인의 임신이나 출산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스포츠계의 불문율이 있다고 하였고 운동선수라는 직업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도 있었다(Moon et al., 2021).
6. 임신과 훈련
광범위한 문헌이 산전 운동의 안전성과 이점을 뒷받침하지만 이러한 데이터는 주로 일반적인 산모에 국한된다. 현재 임신부의 운동 지침에는 합병증이 없는 군에서 매주 150분의 중간 강도 신체 활동이 허용된다(Bø et al., 2017).
임신한 엘리트 운동선수의 훈련에 대한 양질의 근거 기반 정보가 부족하고 여성 전문체육인을 위한 운동 지침이 없으며 선수들은 필요한 지식과 ‘권장 사항’을 주로 전문가나 팀 동료에게서 얻는다(Bø et al., 2016a).
두 가지 연구에서 엘리트 운동선수 7명 중 3명에서 고강도 운동 후 일시적인 태아 심박 수(fetal heart rate, FHR) 감속(<110 bpm) 및 자궁 관류 감소가 확인되었다. 운동 중단 후 FHR이 곧(<10분) 정상으로 돌아왔기 때문에 이 발견의 임상적 중요성은 불분명하며 임신 중 추가 합병증은 보고되지 않았다(Bung et al., 1991; Salvesen et al., 2012).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엘리트 운동선수가 임신 중에 계속해서 고강도 훈련을 하기 때문에 엘리트 운동선수를 대상으로 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임신한 전문체육인의 고산 훈련에 관한 권고안은 없지만 이론적인 태아 저산소 노출을 방지하기 위해 해발 1,500미터 이상의 고산 훈련은 피할 것을 권장한다(Bø et al., 2018).
근력 운동에 관한 일반인을 위한 권고에서 주당 2회, 중강도의 근력 운동은 해롭지 않은 것으로 정의한다. 하지만 전문체육인 수준의 고강도 근력 운동은 연구된 바 없다(Bø et al., 2018). 이론적으로 복압 상승에 따른 정맥혈 환류 감소, 골반 저근 지지 약화로 인한 장기 탈출, 요실금 등의 우려가 있다.
임신한 전문체육인과 태아의 부상을 유발하기 쉬운 종목은 훈련을 피할 것을 권장한다. 격투기, 자전거, 신체 접촉과 충돌이 빈번한 종목, 다이빙, 스쿠버 다이빙은 직접적인 외상뿐 아니라 저산소증, 저체온증, 잠수병 등을 유발할 수 있다(Bø et al., 2018).
최근 연구에 따르면 임신 중 엘리트 스포츠 참여는 임신, 진통 또는 출산 중 부작용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Wieloch et al., 2022; Wowdzia et al., 2021). 그러나 문화적 관점에서 임신한 운동선수는 스포츠에 참여할 때 태아가 위험에 처할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관찰자들에 의해 종종 부정적으로 간주된다(Weaving, 2020). 엘리트 운동선수는 주당 4-12.9시간의 훈련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Solli & Sandbakk, 2018).
엘리트 운동선수는 활동적/앉아 있는 대조군과 유사한 출생 체중을 가진 아기를 낳았으며 2,500 g 미만 또는 4,000 g 초과 아기를 출산할 위험이 증가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Hong & Chung, 2018). 임신 중 고강도 운동이 혈류의 재분배를 촉진하여 태아에게 공급될 영양분을 감소시켜 출생 체중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오랜 우려가 있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종단적 연구에서는 아직 만성 고강도 운동이 저출생체중아 출산과 연관되어 있음을 입증하지 못하였다(Lang et al., 2003).
유산과 조산에 대한 두려움은 신체 활동 참여에 장벽으로 인식되어 왔다(Coll et al, 2017). 제한된 수의 연구 결과는 임신 전에 엘리트 스포츠에 참가하는 것이 조산이나 유산 가능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Bø & Backe-Hansen, 2007; Sundgot-Borgen et al., 2019).
임신한 선수는 훈련 측면에서 선수 자신이 할 수 있는 일과 해야 하는 일에 대해 개인적 기대가 크고 외부 압력 또한 크다(Davenport et al., 2023). 선수들은 임신에 따른 신체 능력 변화가 개인별로 차이가 있음을 알지만 본인의 신체 능력이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것에 실망하기도 한다.
전문체육인들은 임신 중에 훈련에 대한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에 지식과 준비가 부족하다고 느꼈다. 전문체육인들은 운동선수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증거 기반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의료 서비스 제공자, 트레이너 및 코치가 제공하는 지침과 훈련 프로그램에 대해 회의적으로 생각한다. 운동선수들은 임신한 엘리트 운동선수와 관련된 전문 지식을 갖춘 의료 서비스 제공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전문체육인들은 임신 중 훈련 경험과 임신 가능성에 대한 우려, 훈련이 자신과 아기에게 미칠 잠재적 영향에 대한 정보의 부재로 인해 걱정한다(Davenport et al., 2022).
7. 체계적 지원과 공정한 자금 지원
운동선수들은 배우자, 코치, 가족 및 팀 동료들이 엘리트 수준의 임산부 운동선수로서 경쟁하고 훈련하려는 열망을 지지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임신한 운동선수를 위한 안정적인 자금 지원 부족은 운동선수가 임신과 경력에 미치는 재정적 영향을 우려하는 주요 이유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재정적 지원이 원활하지 않을 때 선수는 은퇴를 하거나 임신을 미루는 경향을 보인다. 국내 조사에서 전문체육인들은 선수 생활 중 임신과 출산은 양립할 수 없다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었으며, 임신하는 경우 당연하게 계약이 종료되거나 처음부터 임신 계획을 은퇴 후로 미루고 있다고 진술하였다(Moon et al., 2021).
Darroch 등(2019)은 임신과 엘리트 임신 운동선수에 대한 정부 자금, 기업 후원 등 지원 부족과 불확실성을 확인하였다.
8. 산후 운동과 스포츠 복귀
전문체육인의 산후 운동 복귀와 관련된 해부학적 요소로 골반 저부 근육 손상 및 재생, 골반 저부 근육의 신경 손상 등이 있다. 질식 분만 후 골반 출구 확장은 12개월까지 관찰되며 골반 거근의 회복은 4개월에서 6개월 사이 극대화된다(Bø et al., 2016b; Bø et al., 2017). 이는 운동 복귀와 관련한 합병증 중 긴장성 요실금, 골반 장기 탈출과 연관이 있다. 또한 내전을 담당하는 근육의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경쟁적 운동 복귀에 관한 근거 기반의 권고는 아직 없으며 각 선수와 의료인의 개별적 평가와 판단에 따라야 한다. 수술적 질식 분만의 경우 자연분만에 비해 골반 저부 근육 손상이 많고 골반 장기 탈출 가능성이 더 높으므로 자연분만과 운동 복귀 일정이 다를 수 있다(Bø et al., 2017).
제왕절개 분만은 복부 피부에 12-15 cm의 가로 절개가 필요하고 횡근 근막의 절개가 이루어진다. 횡근 근막의 인장 강도는 분만 후 6주에 원래의 51%-59%, 6개월에 73%-93%로 회복되므로 복부 근력 운동은 점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Ceydeli et al., 2005). 혈압, 빈혈 유무, 피로감, 통증, 창상 회복 역시 고려되어야 한다.
운동 선수의 분만 후 심폐 기능의 변화에 따른 운동 복귀 권고안은 없다. 일반인 대상의 연구에서 전신 혈관 저항은 분만 후 12주까지 낮은 상태가 유지되며 임신에 따른 심근 기능의 변화는 12개월까지 지속되는 반면 호흡 관련 측정치는 대부분 6-12주 후 임신 전 상태로 돌아온다. 한편 적절한 고강도 훈련 일정을 통해 임신 중에도 높은 체력 수준을 유지하거나 심지어 증가시킬 수 있다는 연구가 있다(Kardel, 2005).
World Health Organization는 최소 6개월의 모유 수유를 권장한다. 장거리 달리기 선수 대상의 연구에서 84.1%가 운동과 모유 수유를 병행했다고 하며 운동이 모유수유의 양과 질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보고하였다(Tenforde et al., 2015). 운동으로 인한 모유의 양과 질의 변화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일부 연구에서는 고강도 유산소 운동이 모유의 양과 질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고 보고하였다(Lovelady et al., 1990).
임신중 약간의 골흡수가 일어나는데 이는 모유 수유에 의해 가중될 수 있으나 골다공증, 골절을 유발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Kovacs & Ralston, 2015). 그러나 피로 골절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이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운동 직전 수유를 하거나 유축을 함으로써 운동 중 불편함을 개선할 수 있으며 필요한 경우 맞춤형 스포츠 브라의 사용이 도움이 된다(Mottola, 2002).
9. 경쟁적 운동으로의 복귀
분만 후 경쟁적 운동으로의 복귀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는 극히 제한적이다. 미군을 대상으로 조사한 연구에서 참가자들은 임신 전 운동 능력 회복까지 평균 11개월(2-24개월)의 시간이 필요했다(Weina, 2006).
전문체육인은 임신중에도 고강도의 훈련을 지속하고 분만 후 고강도 훈련으로 복귀를 빨리 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팀에 소속된 국내 여성 전문체육인이 조기에 팀 훈련에 복귀하려는 이유는 경기력 저하에 대한 불안감, 한정된 자원과 선수들로 운영되는 팀 구조, 고용 및 계약에 대한 불안 등이 있다. 북미와 유럽의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심층 면접 연구에서도 이러한 경향은 비슷하였다(Moon et al., 2021).
분만 후 성공적으로 경쟁적 스포츠에 복귀한 전문체육인을 대상으로 한 심층 면접 연구에서 참가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강조한 요소는 ‘충분한 시간 갖기’였다. 분만 후 선수들이 자각하는 신체적 변화는 매우 크다. 선수들은 스스로 기억하는 임신 전 신체 능력과 분만 후의 신체 능력의 차이로 인해 크게 놀랐던 경험을 언급하였다. 이는 선수가 정신적, 정서적 장벽에 직면하게 할 수 있다. 분만 후의 신체적 변화는 골반 장기 탈출, 피로 골절, 골반 관절 장애, 근육 부상과 같은 부상과 합병증의 발생율을 높인다. 선수들은 공통적으로 회복에 필요한 충분한 시간을 강조하였고 관련 정보의 필요성을 말했다. 그들은 출산 후 너무 빨리 스포츠로 복귀해야 한다는 압박감과 기대에 대해 설명했으며, 이는 종종 더 나은 판단을 방해하고 감정적, 신체적 건강에 해를 끼치는 일이었다(Davenport et al., 2023).
일부 연구에서 활동을 재개하기 전 6주간의 산후 검진 시 의학적 승인을 강조하지만 이후에는 지침이 거의 없는 경우가 많다(Davies et al., 2003). 경쟁적 스포츠로의 복귀 시기는 전문가와 함께 개인별 맞춤으로 결정해야 한다.
고 찰
임신한 여성 운동선수나 육아 중인 엘리트 여성 운동선수의 경험을 강조한 소수의 연구는 그들이 경력에서 직면하는 불확실성과 스트레스, 그리고 운동선수가 ‘어머니-여성-운동가’로서 새로운 역할에 적응하는 방법을 배워야 함을 강조한다(Martinez-Pascual et al., 2014). 운동 선수들은 임신 중에 훈련을 유지하는 것의 결과를 알지 못하는 불확실성에 대해 언급을 하였다. 또한 근거 기반의 복귀 프로그램을 원한다고 했다. 연구에 참여한 운동선수들은 운동 선수로서의 성공에 불이익을 주지 않고 자신의 상태에 따라 훈련을 재개할 수 있는 유연한 스포츠 일정 복귀의 필요성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성공적인 임신 후 복귀는 육아를 포함한 재정적/사회적 지원과 출산 후 회복을 위한 충분한 시간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는다.
운동선수의 모성 경험과 엘리트 스포츠의 병립은 조직 문화의 영향을 크게 받는 것으로 보인다. 이른 복귀를 하게 되는 원인은 주변의 기대와 그에 대한 압박, 경제적인 이유, 경쟁에 뒤쳐질 것에 대한 두려움이다. 이는 엄마가 되는 선택의 어려움을 초래하여 출산율 저하를 유발하고 임신하는 나이를 늦추어 주산기 사망률과 이환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여러 연구에서 임신한 운동선수의 스포츠 및 운동 참여가 감소하는 이유로 이 분야에 대한 연구 및 정책 부족을 언급하였다(Davenport et al., 2022). 현재까지 진행된 연구의 한계와 어려움은 다음과 같다.
- 운동의 다양성(개인/단체, 기구 사용 유무, 신체 접촉 가능성, 체급의 유무)으로 인한 참가자 모집의 어려움.
- 각 운동마다 요구되는 신체 능력의 차이(유산소 능력, 근력, 순발력, 기술, 키, 체중, 정신적 고요함, 팀워크)에 따른 훈련 방식 및 식이의 다양성.
- 같은 종목 내에서 고용 방식과 계약 등에 따른 선수가 받을 수 있는 지원의 차이
- 다른 지역(예: 아시아 및 아프리카)과 저소득 또는 중간 소득 국가의 임신한 운동선수는 향후 탐구해야 할 독특한 상황적 경험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체육 단체와 협회는 선수를 관리하고 지원하는 최일선이다. 팀 코치와 직원, 동료 선수의 지원도 중요한 요소인데 이 또한 협회와 국가 기관(문화체육관광부, 대한체육회)의 긴밀한 협조와 관리가 필요한 분야이다. 일부 경기 단체는 임신, 출산, 선수 복귀에 관한 모성 보호 규칙을 제정하여 부당한 조 편성을 방지하고 랭킹 포인트 삭감에 대한 규정을 바꾸며 모성 보호 휴가 및 훈련 시간 단축 등의 규정을 마련하기도 하였으나 이는 일부에 불과하다.
임신한 운동선수를 지원하는 명확한 정책과 관행을 만드는 것은 여성 운동선수에게 공평한 스포츠 참여 기회를 보장하는 데 중요하다. 이를 통해 포용적인 스포츠 환경, 개방적이고 지원적인 환경을 만들고 정보에 입각한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변화와 학문적 연구가 필요하다.
결 론
어머니로서 역할을 하는 동시에 경쟁적인 운동에 참여하는 여성 엘리트 운동선수들은 사회적, 문화적, 재정적 어려움을 갖고 있다. 이는 경력에서 직면하는 불확실성과 스트레스, 이중 정체성의 문제를 포함한다. ‘어머니-운동선수’로서 새로운 역할에 성공적으로 적응하기 위해 근거 기반의 복귀 프로그램이 필요하며 유연한 스포츠 복귀 일정이 필수적이다. 육아를 포함한 재정적/사회적 지원과 충분한 시간 또한 필수적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는 정부, 경기 단체, 협회의 지원이다. 한국의 여성 스포츠인들은 보수적이고 폐쇄적이며 수직적인 조직 문화에 순응하는 경향이 강해 이러한 정책적 필요성을 주장하기 어려워한다. 또한 국가와 단체가 정책을 만들기 위한 기초 자료 및 연구가 부족한 실정이다.
여러 종목 선수들의 특성에 따른 임신, 출산, 육아 관련 어려움을 파악하고 선수들의 필요를 반영하기 위해 광범위하고 심층적인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