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현재 한국사회는 심각한 저출산 문제에 직면해 있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의미하는 합계출산율을 살펴보면, 한국은 세계 경제협력개발기구(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OECD)의 38개 국가 중 38위를 기록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OECD, 2024). 또한 한국은 합계출산율의 감소 역시 매우 급속히 진행되었는데, 이 지표의 변화를 보면, 1960년에 6명의 수준에서 1983년에 이미 2.06명으로 감소하여, 인구구조가 유지되는 경계 수준인 대체출산율(replacement fertility rate) 2.1명 미만으로 하락하였고, 2002년에는 1.18명으로 떨어져, 초저출산의 기준인 1.3명 미만으로 감소한 이후로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패턴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여건이며, 2023년 0.72명으로 마감하였다가, 2024년 0.75명으로 소폭 상승하였다(Statistics Korea, 2025). 한국의 저출산은 다른 선진국들보다 더 빠른 속도로 진행되었으며(OECD, 2024), 2002년에 초저출산 사회로 진입한 이후로 20년 이상 지속되고 있는 여건이다.
한국 정부는 저출산 극복을 위해 2005년 5월에 ‘저출산 · 고령사회기본법’을 제정하여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구성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였으며, 같은 해 9월에 대통령 직속기관으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설립하였다. 이후 ‘제1차 저출산 · 고령사회기본계획(2006-2010)’을 발표하였고, 매 5년 주기로 ‘저출산 · 고령사회기본계획’을 지속적으로 발표하고 있으며(2차 2011-2015, 3차 2016-2020), 현재 ‘제4차 저출산 · 고령사회기본계획(2021-2025)’이 시행 중인 상태이다(Presidential Committee on Ageing Society and Population Policy, 2025). 이와 같이 한국 정부는 지속적으로 다양한 정책을 통하여 저출산 극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2002년에 이미 초저출산 사회로 진입한 한국의 저출산 가속 현상을 완화하기에는 현재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는 상태이다.
한국은 ‘제4차 저출산 · 고령사회기본계획’에서 모든 세대가 함께 행복한 지속가능한 사회를 지향한다는 비전하에, 출산의 주요 인구집단인 2040 세대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다양한 제도와 구조개혁을 통하여, 가임기 인구집단이 결혼과 출산을 합리적으로 선택하도록 돕기 위한 정책 방향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으며, 주거, 워라벨(work-life balance) 강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Presidential Committee on Ageing Society and Population Policy, 2020). 이는 장기적으로는 저출산 극복을 위한 좋은 접근이라고 할 수 있으나, 당장 급속한 인구감소를 완화할 수 있는 단기적인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이에 임신을 원하는 부부의 난임 지원 강화와 함께, 건강한 임신, 출산을 증진함으로써 불필요한 임신 소모를 막고, 행복한 가족발달을 도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단기적인 저출산 대책으로서의 의의가 크다고 할 수 있겠다. 또한 임신한 가족의 행복한 부모됨으로의 전환을 돕기 위한 다양한 지원은 출산 이후 여러 어려움을 감소시킴으로써, 궁극적으로 후속출산(subsequent childbirth)을 촉진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Baek, 2021; Song et al., 2018). 출산 후 행복한 부모됨으로의 전환을 도모하기 위한 접근은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따라서 초저출산의 시대에 산소아과 및 여성건강간호전문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본 고찰에서는 행복한 부모됨 촉진을 위한 노력의 하나로써, 한국사회 산후조리 문화의 새로운 주류가 된 산후조리원의 이용 실태와 산후조리원에서의 가족관리 방식을 살펴보고, 가족의 결속과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개선 방향을 탐색해 봄으로써, 행복하고 건강한 가족발달을 위한 바람직한 산후조리원 운영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목적은 첫째, 한국 산모의 산후조리원 이용 실태와 산후조리원 이용이 산모간호의 목적 달성에 미치는 영향을 고찰하고, 둘째, 산후조리원에서의 모자동실 실태와 가족관리 방식이 부모 전환 및 가족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고찰하며, 마지막으로, 산후조리원에서 가족중심간호 적용의 필요성과 이를 위한 지침으로서 가족통합간호 모델을 이론적으로 고찰하고, 산후조리원에 적용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을 제시하고자 한다.
산후조리원 이용 실태 및 산모간호의목적 달성에 미치는 영향
산후조리원은 한국의 전통적인 ‘산후조리’ 신념으로부터 비롯된 한국의 고유한 산모와 신생아 관리 시설이라고 볼 수 있다. 한국은 출산 후 산모관리를 위한 ‘산후조리’라는 매우 특별한 문화를 가지고 있었다. 이는 산후조리 기간으로 간주되는 출산 후 삼칠일(3주) 간 출가외인으로 간주되던 산모가 다시 합법적으로 친정에 머물면서, 친정어머니로부터의 전폭적인 지지와 돌봄을 받으면서 몸과 마음의 회복을 도모함과 동시에, 모자동실 기반으로 자녀양육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자연스럽게 전수받아 어머니로서 준비되도록 돕는 좋은 문화였다(Song et al., 2008). 그러나 근래로 오면서 산업화와 핵가족화, 산후조리를 도와주는 부모세대의 취업 증가 등으로 인해 가정에서 친정엄마로부터 돌봄을 받는 산후조리가 어려워지면서 자연스럽게 산모의 산후조리를 돕는 시설인 산후조리원이 생기게 되었다(Yoo & Ahn, 2001).
산후조리원은 1996년 10월에 처음 개설된 이후로 급속히 증가하여, 2015년에 610개소까지 증가하였으나(Lee et al., 2018), 이후 조금씩 증감을 보여 지난 2024년 12월 기준 총 460개의 산후조리원이 개설되어 있으며, 구체적으로 민간산후조리원 444곳, 공공 산후조리원 16곳이 개설되어 있는 상태이다(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2025a). 그간 여러 이유로 개원한 산후조리원 숫자의 변동이 있긴 하였으나, 한국 사회에서 산후조리원은 산모를 위한 산후관리 시설로서 이미 매우 중요하게 자리잡게 되었다. 또한 민간산후조리원을 이용하기 어려운 의료취약지역을 중심으로 공공 산후조리원을 개설하면서까지 한국사회에서 출산 후 원하는 모든 여성이 산후조리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이제 산후관리 문화를 넘어서서 지역 간의 형평성의 문제로 인식될 만큼 중요한 현상이 되었다 (Kim et al., 2021). 그러나 산후조리원의 수적 증가에도 불구하고, 산후조리원 시설 간의 산모와 신생아 관리 방식의 차이, 인력 운영, 가격, 감염 관리 등의 다양한 이슈 등이 꾸준히 지적되고 있는 실정이다(Lee, 2015). 이에 보건복지부는 모자보건법 제15조 21항에 따라 산후조리 분야 정책 수립에 필요한 통계자료 구축을 위해 임산부, 신생아의 건강 및 안전관련 사항을 조사하기 위하여 본격적으로 2018년부터 매 3년마다 산모 대상의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산후조리원 이용실태를 발표하여 왔다(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2019).
산후조리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출산 직후 산후조리원에서 산후조리를 한 경우가 2018년 75.1%, 2021년 81.2%, 2024년 85.5%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선호하는 산후 조리 장소도 산후조리원이 2018년 75.9%, 2021년 78.1%, 2024년 70.9%로 지속적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2019, 2022, 2025b). 이와 같이 출산 후 삼칠일 이내에 산후조리원을 이용하는 것은 한국사회에서 산후관리의 주된 문화가 되었으나, 산후조리원을 이용하는 것이 산모간호의 목적 달성, 즉 산모의 신체적, 심리적 회복 및 어머니로서의 역할 획득 측면에서 적절한지에 대한 질문은 지속되고 있다.
산후조리원 이용의 영향을 탐색한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산후조리원 이용군과 비용군 간에 신체적 건강상태인 피로에는 통계적으로 차이가 없었던 반면에, 산후조리원 이용군이 비이용군에 비해 산후 4-6주 시점에 양육스트레스(Song et al., 2008; Song & Park, 2010)와 산후우울(Song et al., 2008)은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산후조리원 이용군 산모가 비이용군 산모보다 산후우울은 높고, 산후활동은 유의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Kim & Choi, 2013). 이러한 결과는 산후조리원을 이용하는 산모 대상의 질적연구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났는데, 연구 결과에서 산후조리원을 이용한 산모들은 산모 스스로에게만 집중하며 산후회복이 촉진되는 경험과, 조리원 동기들과의 상호지지를 통한 심리회복이 촉진되는 긍정적인 경험을 하였으나, 모유수유의 어려움과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전문가 도움, 그리고 신생아 돌봄에 대한 전문적 교육부족으로 인한 아쉬움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Song et al., 2015).
따라서, 산후조리원 이용은 출산 후 산모의 신체적 회복에는 도움이 되었으나, 부모역할 적응의 측면에서는 어려움을 경험하게 되는 상황이 될 수 있으며, 이는 나아가 양육스트레스와 산후우울의 증가에도 관련될 수 있다. 따라서 산후조리원 이용 산모들의 양육스트레스와 산후우울 감소를 위해 재원 기간 동안 부모로의 성공적인 전환 및 적응을 도모하고, 정서적 회복을 촉진하기 위한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산후조리원에서 모자동실 실태 및 가족 발달에 미치는 영향
출산은 가족의 정상적인 발달기적 위기이므로, 이 시기에 위기를 잘 극복하여 건강한 가족발달을 이룰 수 있도록 돕는 것은 출산 후 가족관리의 중요한 원칙이다(Women's Health Nursing Curriculum Research Association, 2025). 건강한 가족 발달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가족이 함께 있으면서 조기 상호작용을 통한 가족 간의 애착과 결속을 형성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산후조리원에서 제한된 모아접촉 및 모자동실 운영이 어려운 여건은 건강한 가족 발달의 저해 요인이 될 수 있다.
국내 산후조리원 컨설턴트용 교육매뉴얼의 모자동실 운영지침에서는 ‘산후조리원에서 모자동실의 안정적인 정착과 운영을 통하여, 산모의 모유수유 및 신생아 돌보기 역량 증진과 모아 애착 증진에 기여하여야 한다’고 기술하고 있으며(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2025b),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2025)와 유니세프(Unicef)에서도 성공적인 모유수유를 위하여 24시간 모자동실을 권고하고 있다. 따라서 모성역할 획득의 민감기인 삼칠일을 산후조리원에서 보내게 되는 산모와 가족들이 산욕기 초기에 성공적인 모유수유와 신생아와의 애착 형성을 위해서 모자동실을 적극적으로 실천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양육적 능력을 획득해 나가도록 돕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나라 모자보건법 제15조 22항을 보면, ‘산후조리업자는 임산부와 영유아의 정서안정을 도모하고 감염이나 질병을 예방하기 위하여 임산부와 영유아가 같은 공간에서 함께 지낼 수 있는 모자동실을 적절하게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2025c)’고 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산후조리원에서의 하루 평균 모자동실 시간은 2018년 4.2시간, 2021년 4.1시간, 2024년 3.6시간으로 나타나(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2019, 2022, 2025b), 한국의 산후조리원 컨설팅 매뉴얼의 모자동실 최소 권고기준인 하루 8시간(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2025c)의 50% 수준에 머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산후조리 실태조사에 참여한 산모들은 ‘산후조리원에서 모자동실이 필요한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 2021년에는 63.5%의 산모가, 그리고 2024년에는 78.5%의 산모가 ‘모자동실이 필요하다’고 응답하였고, ‘산후조리원에서 모자동실이 필요한 이유’에 대한 질문에서는 ‘아이와의 정서적 친밀감을 위해서’가 가장 많았으며, ‘모유수유를 위해’, ‘아이와의 적응을 위해’, ‘신생아 돌봄능력 증진을 위해’ 등의 순으로 나타나(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2022, 2025b), 실제로 산모들이 모아관계 발전과 성공적인 모유수유를 위해서 모자동실이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반면에 ‘산후조리원에서 모자동실이 필요하지 않다’고 응답한 산모의 비율도 2021년에 36.5%, 2024년에 21.5%가 되었는데, 모자동실이 필요하지 않은 이유에 대한 응답에서는 ‘산모의 신체회복을 위해서(2021년 92.9%, 2024 93.1%)’가 압도적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였다(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2022, 2025b). 실제로 산후조리원 실태조사에서 산후조리원을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매회 조사마다 모두 ‘육아 구애 없는 편안한 휴식을 도모하기 위함’으로 응답한 결과를 고려할 때(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2019, 2022, 2025b), 산후조리원을 이용하는 산모들이 모아관계의 발달과 신생아 돌봄능력 증진을 위해 모자동실이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산모의 신체회복을 우선 순위에 두고, 신생아와 대부분의 시간을 떨어져 지내는 것이 일반적인 가족관리 방식임을 알 수 있었다. 이에 건강한 가족발달을 위해 출산 후 가족이 함께 있는 모자동실의 실천이 매우 중요하며, 이를 위해 산후조리원에서 모자동실을 어렵게 하는 현실적 장벽들을 낮추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여러 선행연구에서도 모자동실은 산후우울(Cho, 2019), 모아애착(Song et al., 2002), 모유수유 성공율(Kim & Park, 2001; Song et al., 2020), 산모의 신생아 돌보기 자신감(Kim & Park, 2001; Song et al., 2020) 증진과 유의하게 관련되므로, 이론적, 실증적으로 여러 효과가 지지되고 있는 모자동실을 산후조리원에서 적극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할 것이다. 그러나 최근 산후조리원을 이용하는 부부의 경험(Song et al., 2021a)과 돌봄 제공자의 경험(Song et al., 2021b)을 탐색한 질적연구 결과를 보면, 우선, 산후조리원을 이용하는 부모는 지식과 기술, 자신감 부족 등으로 아기양육을 모자동실보다는 신생아실에 맡기게 되며, 모자동실을 통하여 부모로서의 행복을 느끼지만, 신생아 양육을 도와주는 조력자 없이는 힘들까 봐 엄두를 내지 못하는 모자동실 경험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Song et al., 2021a). 한편, 산후조리원 돌봄 제공자는 비용을 지불하고 서비스를 이용한다는 생각으로 모자동실과 신생아 양육 참여에 소극적인 산모를 보면서 편치 않을 때가 있지만, 사업이기 때문에 소비자의 만족을 위해 애쓰며 동동거리는 경험을 하였고, 각양 각색으로 진행되는 모유수유를 지원하기에는 시간, 인력, 전문성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모자동실의 중요성은 알지만, 뜨거운 감자와 같이 삼킬 수도, 뱉을 수도 없는 마음의 딜레마를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Song et al., 2021b). 이러한 연구들은 출산 후 산후조리원에서 모자동실 실천을 위한 심리적, 상황적 장벽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는 연구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산후조리원에서의 모자동실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모자동실 실천을 어렵게 만드는 부모측과 돌봄 제공자측의 다양한 심리적, 현실적 장벽들을 이해하고, 이를 건강하게 해소할 수 있는 다각도의 노력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할 것이며, 이는 나아가 산후조리원에 가족중심간호를 정착시키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본다.
가족중심간호와 ‘가족통합간호 모델’의산후조리원 적용의 중요성
1. 가족중심간호의 의미와 중요성
가족중심간호(family centered care)란 가족을 하나의 단위로 보아, 간호를 계획 및 제공하는 가족돌봄 방식이자 가족관리의 원칙으로서, 개별적인 환자 또는 가족원(family member)을 넘어서서, 이들이 포함된 가족 전체를 돌봄의 대상으로 하는 것을 의미하며(Shields, 2007), 의료진은 가족들이 환자 간호에 대해 수동적인 입장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환자 간호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의 가족중심돌봄 연구소(Institute for Patient- and Family-Centered Care, 2025)는 가족중심간호의 4가지의 중요한 원칙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먼저, ‘존중(dignity)과 존엄(respect)’은 가족의 가치, 문화, 신념, 배경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을 전제로 하며, 의료진은 가족 구성원의 관점과 선택을 듣고, 존중해야 하는 것을 의미하며, 둘째로, ‘정보공유(infor-mation sharing)’는 환자와 가족이 치료나 간호를 위한 의사 결정 과정에 효과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시기적절하고 완전하며, 정확한 정보를 의료진으로부터 제공받고, 상호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는 것을 의미한다. 셋째로, ‘참여(participation)’는 환자와 가족이 모든 단계의 간호와 의사결정 과정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격려되고 지지되는 것을 의미하며, 마지막으로 ‘협력(collaboration)’은 돌봄을 위한 원칙 및 계획 수립과 수행, 평가 등의 전 과정에서 가족과 의료진이 함께 지속적으로 협력하는 것을 의미한다(Institute for Patient- and Family-Centered Care, 2025). 가족중심간호는 병원에 입원한 환아의 치료와 간호에 부모를 참여시키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신생아 집중 치료실(neonatal intensive care unit, NICU), 소아과 등의 병원 세팅에서 널리 인식되고 적용되기 시작하였으나(Shields, 2007), 현재는 출산기 간호, 노인 간호, 수술 간호 등 다양한 영역에서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Urbina et al., 2024).
한편 가족중심산모간호(family centered maternity care)는 임신, 출산을 경험하는 여성과 가족의 건강한 발달을 촉진하기 위하여 출산 후 관리에서 건강한 산모와 아기를 분리하지 않고, 하나의 단위로(dyad) 간주하며, 동일한 간호사가 신생아와 산모에게 동시에 돌봄을 제공하는 간호를 의미한다. 이 때, 간호제공자는 부모에게 신생아 간호에 대한 자신감을 획득할 수 있도록 부모 역할을 가르치고 참여시키며, 모범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Zwelling & Phillips, 2001). 국제출산교육협회는 가족중심산모간호에서 중요한 원칙으로 부모를 일차적인 돌봄 제공자이자 돌봄의 팀원으로서 존중하고(respect), 높은 수준의 신생아 돌봄을 제공하기 위해 의료진이 부모와 개방된 의사소통을 하며(openness), 부모가 신생아 돌봄에 대해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돕고(Confidence), 의사 결정을 위한 올바른 지식(Knowledge)을 갖게 하는 것임을 제시하였다(International Childbirth Education Association, 2025). 이는 산과와 신생아 간호영역, 나아가 조산아와 같은 고위험 출산가족 관리 영역에 오랫동안 기본적으로 강조되어 왔으므로, 건강한 가족발달을 위해 병원 분만직후로 부터 산욕기에 이르기까지, 출산기 가족 간호 시 이러한 원칙을 지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가족중심간호는 부모의 만족도와 신생아 재입원율을 유의하게 감소시키고(Bastani et al., 2015), 산후 6개월의 완전모유수유율을 상승시키며, 가족지지를 유의하게 높이는 것으로 설명된다(Ke et al., 2018). 또한 가족중심간호는 환자의 질병지식과 건강관리 기술, 만족도와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입원, 재입원, 병원 재원일수를 낮추며, 가족의 스트레스, 불안, 우울 감소와 치료만족도 증가, 그리고 의료진의 직무스트레스와 소진을 낮추고, 직무만족도와 자신감 증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Park et al., 2018).
따라서 가족중심간호는 일반적으로 건강한 부모와 신생아가 거주하게 되는 산후조리원에서도 적극적으로 수용되고, 적용되어야 하는 좋은 가족 관리 원칙으로 간주될 필요가 있다. 이에 기존의 연구가 주로 급성기 병원에 입원한 신생아 또는 조산아를 출산한 가족을 대상으로 이뤄졌다면, 이를 산후조리원에 거주하는 가족에게도 적극적으로 적용하여, 가족중심간호가 신생아 발달과 가족 발달에 미치는 효과를 규명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2. ‘가족통합간호 모델’의 산후조리원 적용
‘가족통합간호(family integrated care) 모델’은 신생아 간호에 있어서 새로운 변화와 도전을 가져온 모델로서(Brockway et al., 2018; O'Brien et al., 2018), 출산 후 가족관리원칙으로서 당연하게 받아들여져 온 가족중심간호에서 한 단계 더 개선된 모델이다(Patel et al., 2018). 이 모델의 핵심은 가족(family)을 신생아 양육에 참여하도록 격려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양육의 주 돌봄 제공자(primary caregiver)로서 준비시키며, 돌봄 제공자(staff)는 가족을 돕는 파트너, 교육자, 멘토로서 역할을 하면서, 전 과정 동안 가족(부모)이 능동적 입장에서 양육적 역할을 주도하는 가족중심의 바람직한 양육환경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 모델에서 가족 주도의 부모역할 수행을 돕는 첫 출발은 가족(family)과 돌봄 제공자(staff)가 적극적으로 상호 의견을 경청하는 것이며,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통하여 서로 간의 오해와 어려움을 최소화시키고, 상호 이해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였다.
또한 이 과정을 통한 상호 임파워링(empowering), 즉 돌봄 제공자 임파워링(staff empowering)과 가족 임파워링(family empowering)이 매우 중요하다고 하였는데, 먼저는 돌봄 제공자가 가족의 지지자로서 건강한 환경과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임파워링 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 간호전문가(nursing educators)는 돌봄 제공자가 신생아 양육의 주 돌봄 제공자로 가족이 준비되게 돕는 과정에서 경험하는 다양한 어려움을 표현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이를 통해 임파워링된 돌봄 제공자는 가족이 신생아에 대한 주 돌봄 제공자임과 동시에 함께 일하는 팀멤버로서 역할할 수 있도록 가족 임파워링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궁극적으로 부모가 신생아 간호의 주 돌봄 제공자로서 역할하도록 이끌 수 있는 동력이 된다고 하였다(Patel et al., 2018).
이를 좀 더 구체화하여 ‘가족통합간호 모델’에서는 5가지 핵심적인 중재전략을 설명하고 있는데, 이는 구체적으로 (1) 부모교육(parent education), (2) 부모 간 상호지지(peer to peer support), (3) 돌봄 제공자 교육(staff education), (4) 자원과 환경(resources and environment) 관리, 그리고 (5) 의사소통(com munication)이 해당된다. 먼저, ‘가족통합간호 모델’에서는 산모뿐 아니라 배우자를 함께 포함하는 ‘부모교육’을 강조하며, 이를 위해 부모교육 세션을 마련하고, 돌봄 제공자에 의한 침대 옆 교육과 지지(cot-side teaching and support), 즉 돌봄의 현장에서 직접 교육하며 어려움을 중재하는 등의 전략이 매우 중요하다고 하였다. 또한 경험이 많은 베테랑 부모나 먼저 신생아 양육을 경험한 부모를 통한 ‘부모 간 상호지지’를 활성화하는 것도 가족중심간호를 성공시키기 위한 중요한 전략으로 설명하고 있다. ‘돌봄 제공자 교육’은 이 모델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의 하나로 설명하고 있는데, 돌봄 제공자들이 부모의 교육자이자 멘토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준비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간호교육자에 의한 돌봄 제공자 교육과 지지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하였다. ‘자원과 환경 관리’에서 환경관리는 가족이 머무르는 곳이 집과 같이 편안한 환경이 되도록 조성하고, 부모가 신생아와 함께 있거나 신생아 간호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과 관련되며, 자원관리는 부모가 신생아 돌봄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다양한 챠트나 공지문 등의 자료를 개발하는 것과 관련된다. 마지막으로 ‘의사소통’은 돌봄 제공자와 부모 간에 신생아 간호에 대한 상호 의사소통을 촉진하기 위한 다양한 채널 혹은 방법을 고안하고 활용하는 것을 의미하며, 화이트보드를 활용하거나 신생아 간호에 참여하기 어려운 아버지를 위한 짧은 비디오 메시지 등을 활용하여 소통을 촉진하는 전략 등을 설명하고 있다(Patel et al., 2018).
이와 같이 ‘가족통합간호 모델’에서 돌봄 제공자와 가족 간의 적극적인 의사소통과 상호 임파워링을 통한 협력적 관계는 성공적인 가족 간호를 실천하기 위한 핵심적인 요소로 설명되고 있으며, 선행연구에서도 산후조리원 이용 만족도는 산모의 건강상태가 좋을수록, 산후조리원 돌봄 제공자와 부모 간의 파트너십이 좋을수록, 그리고 산후조리원의 교육지원 체계가 좋다고 인식할수록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나, 산후조리원에서 부모와 돌봄 제공자와의 건강한 협력관계, 즉 파트너십이 매우 중요한 것으로 설명되었다(Song et al., 2023a). 파트너십이 상호존중과 책임감을 가진 양자가 목적 달성을 위해 상호 의사소통을 기반으로 협력하는 관계로서 정의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Splaine Wiggins, 2008), ‘가족통합간호 모델’에서 성공 요소로서 강조하고 있는 신생아 돌봄을 위한 적극적인 의사소통 및 협력과 유사한 개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에 산후조리원 돌봄 제공자와 가족 간의 관계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할 것이며, 비용을 지불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 이용자와 제공자’로 부터, 공동의 목적 달성을 위해 상호 소통하는 ‘협력자이자 파트너십을 가진 양자’로 자리매김 되도록 하는 분위기 개선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최근 ‘가족통합간호 모델’에 근거하여 산후조리원 돌봄 제공자를 위한 부모 돌봄 역량 증진프로그램을 개발하여 효과를 규명한 연구에서 프로그램에 참여한 돌봄 제공자의 부모 돌봄 효능감과 직무만족도가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는 대조군에 비해 유의하게 높은 결과를 보고하였다(Song et al., 2024). 이러한 결과는 프로그램의 내용 안에 돌봄 제공자들이 서비스 기반의 상업적 모델을 가진 산후조리원이라는 인식하에 가족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종종거리며 애쓰는 ‘서비스 제공자’에서, 부모에게 교육과 상담을 제공하고, 멘토로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협력자이자 멘토’로서 자리매김하게 돕는 인식전환을 위한 중재와 함께, 다양한 배경을 가진 돌봄 제공자들이 모유수유를 비롯한 신생아 간호에 대한 교육과 상담을 제공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교육중재를 포함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이러한 요인들이 궁극적으로 직무만족도 향상과 부모 돌봄 효능감 증진에 기여한 것이라고 보며, 이는 바람직한 산후조리원 문화 형성의 기본이 될 것이라고 본다.
또한 산후조리원 돌봄 제공자의 중재에 이어, ‘가족통합간호 모델’에 근거하여 부모를 위한 부모역할증진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산모와 가족에게 적용한 연구를 진행한 결과, 프로그램에 참여한 가족의 모자동실 시간과 모유수유 성공률이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은 대조군 가족에 비해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Song et al., 2023b). 이 연구의 프로그램은 부모에게 신생아 돌봄을 위한 주 양육자로서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과 함께 행복한 부모됨의 중요한 자원이 되는 애착을 촉진하기 위한 모아접촉과 모자동실, 직접 젖을 물려서 수유하는 직접모유수유와, 이를 지원하는 배우자 역할과 신생아 돌보기에 대한 지식과 기술 훈련 등에 대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산후조리원 돌봄 제공자와의 파트너십에 대한 인식을 증진시키고, 이를 통하여 가족이 함께 하는 산후조리와 신생아 양육, 그리고, 산후조리원 돌봄 제공자의 건강한 협력관계를 촉진하고자 하였다. 이는 향후 산후조리원에서 가족관리를 위한 모델사례의 하나로서 활용될 수 있으리라고 본다.
그 외 ‘가족통합간호 모델’에 근거하여 개발된 모유수유 중재프로그램은 조산아 부모의 모유수유 효능감과 모유수유 성공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난 결과도 보고되었다(Brockway et al., 2018). 이는 신생아 집중 치료실에 입원한 가족을 대상으로 ‘가족통합간호 모델’을 적용한 사례이었으나, 이 모델은 일반적으로 건강한 신생아와 가족이 머무는 산후조리원에 적용하기에도 매우 적절한 이론이라고 본다. 이에 산후조리원의 돌봄 제공자와 부모가 상호 존중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신생아 간호에 대한 목적과 원칙을 함께 세워 나가고, 함께 목적을 달성해가는 협력적 파트너의 관계로 먼저 자리매김이 되기 위한 인식 확산을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며, 실제로 산후조리원의 현장에서 ‘가족통합간호 모델’의 적용을 어렵게 하는 다양한 장애 요인을 가족뿐 아니라 돌봄 제공자와 산후조리원 운영자의 측면에서 보다 깊이 있게 탐색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추후 연구를 진행할 필요가 있겠다. 이는 향후 가족중심간호를 산후조리원 내에 정착하도록 돕는 실제적이고 현실적인 전략마련에 기여함으로써, 가족중심간호의 적용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다.
결 론
이 고찰은 행복한 부모됨의 첫 단추를 끼는 중요한 접근으로서, 출산 후 부모됨으로의 전환과 애착 형성이 촉진되는 삼칠일에 산후조리원에서 건강하고 행복한 부모됨을 촉진하는 가족중심간호가 중요하다는 것을 설명하고자 시도되었다. 이를 위해 산후조리원 이용실태와 모자동실 및 가족관리 실태, 그리고 산후조리원에서 가족중심간호 적용을 위한 ‘가족통합간호 모델’의 구체적인 내용과 실천 전략 등을 살펴보았다. 또한 산후조리원의 이용과 모자동실 및 가족중심간호 및 ‘가족통합간호 모델’ 관련 간호학 연구들을 고찰함으로써, 산후조리원에서 바람직한 가족중심간호 문화 확산에 기여하고자 하였다.
이 연구 결과 산후조리원은 한국의 산후조리의 문화적 신념을 고수하기 위해 현대사회에 새롭게 대두된 고유한 산후관리 시설로 매우 중요하게 자리잡았으나, 산후조리원에서 낮은 모자동실 시간과 산모와 가족의 제한적인 신생아 돌보기 참여 등은 성공적인 부모전환의 저해요인이 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에 보다 건강한 가족발달을 촉진하기 위하여 산후조리원에서 가족중심간호를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과 이를 위한 구체적인 전략으로서 ‘가족통합간호 모델’의 중재내용과 전략 등을 소개하였다. 또한 산후조리원 관련된 여러 선행연구 결과를 고찰함으로써 ‘가족통합간호 모델’의 적용 가능성을 탐색함과 동시에, 다양한 장애 요인 극복을 위한 아이디어를 제시하였다. 이를 통하여 궁극적으로 산후조리원에서 부모 역할 획득의 중요한 민감기를 보내는 산모와 배우자의 행복한 부모됨과 가족발달을 촉진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이 연구는 산후조리원 관련 모든 연구와 다양한 입장을 포괄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전체 연구자들 및 실무자들의 의견과는 다를 수 있다는 제한점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연구는 산후조리원에서의 가족관리 실태와 ‘가족통합간호 모델’을 바탕으로, 향후 건강하고 행복한 가족중심간호 적용을 위한 방향과, 이를 위한 구체적인 전략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본다. 이 연구가 향후 산후조리원에서의 가족중심간호를 확산하기 위한 장애 및 성공 요인의 탐색 및 극복을 위한 연구로부터, 가족중심간호의 효과를 규명하기 위한 다양한 조사 및 실험연구 등의 후속연구에 좋은 아이디어를 줄 수 있기를 바란다.








